한국-교황청 "바티칸서고 자료 발굴·연구, 양국 관계사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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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황청 "바티칸서고 자료 발굴·연구, 양국 관계사 재조명"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8.10.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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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교황청이 양국 관계의 역사를 재조명할 문서 발굴사업을 추진한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일정이 18일(현지시간) 마무리 된 가운데 양측은 올해 5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한-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업은 교황청의 바티칸 도서관, 비밀문서고, 인류복음화성 수장고에 보관된 양측 관계사 자료를 발굴·정리·보존·연구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수교 60주년을 맞는 2023년까지 5년 간 진행된다.

한국은 이를 위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협력해 과거 교황청 공용어였던 라틴어와 프랑스어 등에 능통한 연구원을 교황청에 파견해 의미 있는 사료를 발굴하고, 바티칸 수장고에 보관된 자료의 영구보관을 위한 디지털화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발굴된 사료와 관련된 학술 세미나, 수교 60주년 기념 양국 관계사 전시회 등도 개최한다.

5년 간 예산으로는 총 20억원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이와 관련 17일 바티칸 도서관을 방문, 조제 톨렌티누 드 메노카 바티칸 최고장서관과 체사레 파시니 바티칸 도서관장을 만나 사업 계획과 방향을 논의했다.

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바티칸 도서관과 비밀문서고 등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종교 문화의 보고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함께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한국 관련한 역사적·종교적 자료들이 교황청에 다수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료들이 발굴된다면 한국과 교황청의 관계사가 새롭게 규명되는 것은 물론 한국의 근현대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가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천주교와 긴밀히 논의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7일 바티칸 도서관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드 메노카 최고장서관은 "역사를 아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 기억을 찾는 데 한국과 협력하게 돼 감사하다"며 "역량있는 한국 연구진이 파견돼 5년 동안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도 장관은 또 "발굴된 자료들을 영구보관하기 위해 디지털하는 작업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지류 유물을 영구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바티칸 도서관이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화 작업을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드 메노카 최고장석관은 "기술이 발달한 한국이 디지털화를 도와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바티칸 도서관은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 필사본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에 한국이 참여해줄 것을 지난 해 주교황청 대사관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대사관측이 이탈리아 주재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의사를 타진했으나 해당 기업들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티칸 도서관은 소장하고 있는 전체 고문서의 약 20%에 해당하는 2만권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화 작업에는 일본 IT기업인 NTT 데이타가 현재까지 약 1천800만 유로(235억 원)를 지원, 약 3천권의 고문서를 디지털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도서관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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