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 층 중심 해외 직구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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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젊은 층 중심 해외 직구족 증가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4.12.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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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에서 생산된 상품으로까지 확산
▲ 세관검사장에 쌓인 해외직구 물품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 소매업체로부터 구매한 상품액이 2010년의 4배가 넘는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이나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올해는 이런 추세가 더욱 확산하면서 1~10월 구매액만 이미 12억 3천만 달러(약 1조 4천억 원)에 이르렀으며 올해 전체로는 15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이처럼 해외 직구족이 증가한 것은 제한된 소매업자들이 상품 유통권을 장악하고 있다 보니 주요 상품의 한국 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발달한 인터넷 환경과 더불어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의 면세 적용 한도를 200달러(약 22만 원)로 높인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인 해외 직구족이 증가하면서 일부 미국 소매업체는 한국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무료 국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한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한국 내 상품 판매가를 미국이나 다른 서구 국가에 비해 비싸게 책정했다가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속에서 질 높은 상품을 더 싼 가격에 구하려다 보니 한국 소비자들이 한층 주도적이고 영리해진 것"이라며 "이런 추세는 한국 소매업체들에게 가격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는 랄프 로렌 티셔츠나 에스티 로더 나이트크림과 같은 해외 인기 상품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 생산된 상품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본거지인 한국은 디지털TV와 스마트폰같은 상품의 선도국이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이런 상품조차도 비싼 국내에서 구매하지 않고 점점 가격이 싼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추세다.  

한국은 심한 규제와 소매가 왜곡 현상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라고 FT는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해외 직구족의 증가는 한국 수출업자들이 가격 책정에서 내국인 소비자들을 차별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은 자신의 근거지에서조차 해외 라이벌들과의 힘든 경쟁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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