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 트럼프 "협상 안되면 비상사태 선포"…국경장벽 찾아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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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뉴스] 트럼프 "협상 안되면 비상사태 선포"…국경장벽 찾아 '배수진'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9.01.11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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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국경장벽 예산 갈등으로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역대 최장기 수순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남부 국경지대를 직접 찾아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국제행사인 다보스포럼 참석까지 취소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 의회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며 초강수를 던지고 나섰다.

셧다운 사태는 이날 20일째로 접어들었고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 간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된 상태여서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역대 최장 기록(21일)을 깰 가능성이 크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멕시코 접경인 텍사스주 매캘런과 리오그란데를 차례로 방문해 안보 담당자들과 만남을 갖고 국경순찰대 활동 현장을 시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매캘런에 도착해 국경순찰대 사무실을 찾아 1시간여 동안 직원들과 함께 이민과 국경보안 문제에 관한 라운드테이블 논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의 가장 신성한 의무는 국가를 지키는 것이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훨씬 쉬울 것"이라며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힘을 합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이건 진정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것을 언급하면서 "내가 그걸 해냈다"며 "여기도 같은 것이 있다. 우리가 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차를 타고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리오그란데강 지역으로 이동해 경비 상황을 둘러보고 국경보안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는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많은 범죄는 여기를 통과하는 것 때문에 발생한다"며 "장벽이 있다면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철이든 콘크리트든 상관없다. 장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산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떠한 이유에서든 우리가 이것을(장벽건설 예산 합의) 해내지 못한다면 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 사진=국경 경비 상황을 둘러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그의 변호인단이 검토한 결과 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조달할 수 있도록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해줬다면서 장벽 협상에 실패할 경우 국가비상사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며 "아직 그럴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전에도 백악관에서 텍사스로 떠나기에 앞서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싶다"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비상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도 백악관이 육군 공병단에 예산 전용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가 특히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39억달러 규모의 재해구호 기금 법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법에 따르면 긴급사태 발생 시 대통령은 군사용 건설 프로젝트를 중지하고 그 자금을 전용할 수 있다.

의회는 지난해 홍수 등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및 플로리다 등지의 재해복구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을 승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해선 "모르겠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와 새로운 무역 협상을 통해 멕시코 측이 국경장벽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셧다운 사태로 인해 이달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윗에서 "장벽 안전에 대한 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 및 우리나라 안전의 중요성으로 인해 나는 정중하게 WEF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로 가려던 매우 중요한 일정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선 "민주당은 강력한 국경보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트럼프에게 또 하나의 승리를 안겨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민주당 측을 비난했다.

지난해 12월 22일 0시부터 돌입한 연방정부 셧다운은 12일을 기점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었던 역대 최장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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