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파나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벽 건설자'(builders of walls)를 비난하며 청년들에게 '다리 건설자'(builders of bridges)가 되라고 호소했다.
미국행 불법 이민자 행렬이 끊이지 않는 중미 지역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제34회 세계청년대회 연설을 통해 "두려움의 씨를 뿌리는 이러한 장벽 건설자들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꼼짝 못 하게 만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행사장에 모인 25만여 명의 청년에게 "여러분은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라고 묻자, 청중은 "다리 건설자"라고 일제히 답했다.
AP는 교황의 언급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제안을 가리킨 것이 명백하다며,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 장벽이 아닌 만남과 이해의 다리를 놓을 것을 촉구했다고 해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추진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교황은 전날 파나마행 전용기 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장벽 문제에 관한 질문에 "두려움이 우리를 비정상으로 만든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2016년 2월 멕시코 방문 때에도 교황은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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