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러시아 경제 '세가지 시나리오'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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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러시아 경제 '세가지 시나리오' 전개
  • 정택근기자
  • 승인 2015.01.0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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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가 60달러, 환율 51루블 예상…2016년부터 회복될 것"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해벽두부터 민생챙기기에 나섰다.

전문가들 "GDP 4% 이상 감소, 인플레 15% 이를 것 " 

[코리아포스트=정택근기자]러시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서방과의 심각한 대립이란 정치·외교적 위기에 현지 통화인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금융혼란이 겹치면서 올 한해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어둡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위기감을 고려해 공무원들이 11일까지로 정해진 새해 연휴 기간을 다 쉬지 말고 서둘러 일터로 나올 것을 촉구했고, 31일 신년사에선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다.

러시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가 어려운 한 해가 되겠지만 이후 서서히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현재의 위기가 서방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뿐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돼온 경제 체질 자체의 문제가 불거진 것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테넷판은 1일 올해 러시아 경제 전망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러시아 정부가 제시하는 것으로 올해 경제가 후퇴하겠지만 2016년부턴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재무부는 올해 유가가 평균 배럴당 60달러 선에 머물고 현지 통화인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51루블 선을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 연말 회견에서 "루블화 환율이 달러당 30루블 선을 회복할 순 없겠지만 안정적인 환율만 유지돼도 괜찮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4%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좀 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배럴당 60달러의 유가가 유지될 경우 GDP가 3%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6년부턴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경제가 2년 안에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의 연말 기자회견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피력해온 알렉세이 쿠드린 전(前) 재무장관이 주도해 발표한 보고서의 전망은 이보다 더 어둡다.

보고서도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60달러,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59루블 선을 예상하면서 저유가와 서방 제재란 이중고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GDP가 4% 감소하고 인플레율도 11%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자본 유출이 계속돼 그 규모가 올해 1천300억 달러, 그 이후론 연 7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렇게 되면 그동안 쌓아둔 적립펀드가 거의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설령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회복되고 서방 제재가 해제된다 하더라도 향후 4년 정도의 스태그네이션(장기적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학자들은 쿠드린 보고서마저 너무 낙관적이라며 한층 더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현지 경제학자인 세르게이 알렉사셴코는 쿠드린 보고서의 루블화 환율과 인플레율 전망이 너무 낮게 잡혔다며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다른 경제학자 안드레이 모브찬도 달러당 59루블의 환율 전망은 너무 낮은 것이며 내년도 인플레율은 15%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GDP 4%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루블화 가치 하락, 월급 동결, 공공요금 인상 등은 심각한 소비 축소를 야기할 것이고 수출 감소는 투자와 건설 경기 위축,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재정 지출 축소로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경제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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