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에 빠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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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에 빠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1.2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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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수진기자] 지난 19일 오후 현대백화점 미아점 10층 문화홀이 400여 명의 고객들로 가득찼다. 이들이 문화홀을 찾은 건 유명 노래강사로 알려진 송광호의 ‘활력 노래교실’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송 강사와 고객들은 ‘주인공은 나야 나’를 비롯해 ‘내게도 사랑이’ 등을 함께 배우고 따라 불렀다. 현대백화점 측은 노래교실 강좌를 추가로 열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늘어나 인기 노래강사를 초대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노래교실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초부터 트로트를 주제로 한 다양한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트로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고 있어서다. 여기에 트로트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가 젊은층에게까지 호응을 받으며 전 연령대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발전한 것도 한몫을 했다.

2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0월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접수된 문화센터 겨울학기 강좌 중 노래교실을 신청한 수강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전체 18개 문화센터 강좌 카테고리 중 수강자 증가율이 가장 높다. 노래교실 강좌 접수율(강좌별 정원대비 수강 신청 인원)도 약 90%로, 문화센터 겨울학기 전체 강좌 평균 접수율(78%)보다 10%p, 작년 같은 학기 노래교실 강좌(68%) 대비 20%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노래교실은 과거 문화센터를 주름잡았던 대표 강좌 중 하나였지만, 재테크·인문학·여행·건강 등 사회적 관심사와 고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졌다”며 “보통 겨울학기 노래교실은 날씨 등의 영향으로 봄·가을 학기에 비해 접수율이 낮은 걸 감안하면, 이번 겨울학기 노래교실 인기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문화센터 노래교실 강좌를 늘리고 시간대도 다양화했다. 실제로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겨울학기 노래교실 강좌수(100개)는 지난해 같은 학기(85개)대비 17.6% 늘렸다.

특히 고객들이 부담없이 체험할 수 있는 노래교실 ‘원데이 특강’을 이번 겨울학기에 전년대비 두배 가량 확대했다.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신촌점 등 전국 9개 점포에서 총 50여 개 강좌를 준비했다. 다음달 2일부터 수업이 진행되며, 수강료는 3,000원 내외다.

또한 평일 낮 시간대에 주로 진행되던 노래교실 강좌를 평일 저녁 시간대로 확대했다. 트로트를 배우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천호점 ‘이영신의 노래교실(화요일, 오후 7시)’, 목동점 ‘정숙의 파워풀 노래교실(목요일, 오후 7시)’, 대구점 ‘차차차 퇴근길 노래교실(월요일, 오후 7시 20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트로트뿐 아니라 성악·가곡·팝송·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교실 강좌와 함께 보컬 트레이닝·발성 등의 노래 레슨 강좌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고 듣는’ 트로트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부르는’ 니즈가 커짐에 따라 백화점 노래교실 강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전 연령대가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래교실 강좌를 기획,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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