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설전과 비난의 장으로 전락
상태바
나토 정상회의, 설전과 비난의 장으로 전락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9.12.06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70년 동맹의 역사를 축하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설전의 장으로 전락했다. <사진 = 캐나다 뉴스 화면 갈무리>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70년 동맹의 역사를 축하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설전의 장으로 전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나토 근간인 집단방위 의무를 저버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행동을 다른 국가 정상들이 비판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일 런던에서 열린 나토 창설 70주년 회원국 정상들의 모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몇명이나 필요한가. 내가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슬람국가(IS) 포로들이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 출신인 점을 들어 특유의 조롱섞인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좀 진지해지자. 유럽 출신 IS 전투원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이라면서 “(미국이) IS 위협에 맞서기 위해 노력해온 중동을 불안정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가장 말이 안되는 대답이지만 괜찮다”고 맞받아쳤다.

뿐만 아니라 정상회의 직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쿠르드족=테러집단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회원국을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방위하겠다’는 나토 구상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나토 근간인 집단방위 의무를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토 정상회의가 갈등의 장으로서 정점에 달한 것은 다른나라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면서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은 정상회담 기간 중 버킹검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놓고 농담을 했다. 존슨 총리가 먼저 “그게 그(트럼프)가 늦은 이유냐?”고 묻자, 트뤼도는 “그는 40분간 즉석 기자회견을 해서, 늦었다”고 답했다. 트뤼도 역시 마크롱과 대화를 이어가다가 “그(트럼프)의 팀원들도 입을 딱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트럼프는 “(트뤼도는)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논쟁이 된 방위비 2% 부담 문제 때문에 내게 그는(튀리도는) 압박을 받았다”면서 “나는 그를 좋은 사람으로 보나, 나는 그가 2%를 부담하지 않는 사실을 상기시켜서 그가 아주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격노에 오해라고 대처했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를 해서 놀랐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날 “안보를 위해 미래를 함께 내다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 발표한 뒤 모임을 끝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