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테마에세이] 토크 위력, 정중한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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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테마에세이] 토크 위력, 정중한 솔직함
  • 이미영 객원기자[영문학 박사]
  • 승인 2020.03.27 10:14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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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의 이야기는 솔직함이 매력적이다. 사진은 MBC 방송화면 갈무리
양준일의 이야기는 솔직함이 매력적이다. 사진은 MBC 방송화면 갈무리

꽤 오래전 대학가에 머리염색이 유행인적이 있었다. 심지어 파란색 빨간색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출석을 부르다가 파란색으로 염색을 하고온 학생에게 필자가 이렇게 말한다.

''철수 학생은 지금 바꾼 머리색보다 그 전 머리 색이 더 난거 같은데?,

'피부가 좀 검은편 이자나.''

순간 강의실 분위기는 묘해진다.

키득키득 웃는, 안쓰럽게 쳐다보는, 필자를 살짝 째리는...

그 다음 주 수업에 철수학생은 머리색을 이전의 색깔로 다시 바꾸고 온다. 표정이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수업이 끝나고 필자는 마음이 불편해 왜 다시 염색을 했는지 묻는다.

철수학생이 답한다.

''생각해보니, 가족들은 다 이전머리색깔이 더 낫다 했어요. 그리고 딴사람들은 ...''

마음이 불편했던 나는 '휴' 한숨을 쉰다.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가족같은 내 마음을 철수 학생은 읽은 것이다. 다행이다. 진심이 전해진건 다행이나, 잠시 생각에 잠긴다.

표현방식은 적절했는가. 교수라는 이유로 학생에게 느닷없는 돌직구는 아니었나. '솔직' 이란 이유로 혹여 상처를 주진않았나. 자신이없다...

무례하지 않은 솔직함.

양준일 토크의 솔직함은 정중하다.

지난 2월, 양준일은 그의 저서 [MAYBE 너와나의 암호말]을 놓고 [책읽아웃]이란 프로에 참여한다. 진행자와의 인터뷰로 진행된다. 필자는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경청을 한다.

인터뷰 내용 물론 주옥같았지만 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의 솔직함에 빠져든다.

그가 별명짓기를 잘한다는 것을 안 진행자가, 자신에게도 애칭을 지어달라고 요청한다.

양준일: ''지금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쓰면 안될거같다'' (웃음)

진행자: ''나쁜말인거 같습니다''

스텝들의 폭소가 들린다.

진행자: ''생각을해보시고 끝날때 다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준일: ''그때도 안바뀔거같기 때문에 안물어보시는게 좋을거같습니다.''

(모두 큰웃음)

프로그램이 끝날무렵 집요하게 영어로 애칭을 지어달라는 진행자.

양준일: ''D로 시작하는 단어 해드려요?'' (큰웃음)

진행자: ''아닙니다. 왠지싫습니다''

(웃음)

프로그램 클로징 멘트직전 포기하지않고 진행자가 간절하게 요청한다.

환하게 웃으며 장난기가 살짝 발동한듯 양준일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양준일: 'Dizzy' !

진행자: 'D,I,Z,Z,Y'요?

양준일: ''네.어지러운 사람''

(모두 큰웃음)

진행자에게 'Dizzy'라는 별명을 지어준 양준일.

''우리의 삶자체가 디지한거같다.

디지한삶을, 뭔가를, 치워놓구 커피 한 잔하면서 뭔가를 나눌수있는,

행복이 아니구 평화를 나눌수 있는 시점...'' 으로 마지막 멘트를 장식한다.

[무례함의 비용]의 저자,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크리스틴 포래스(Christine Porath)는 정중한 솔직함의 효용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양준일은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대본을 미리 알지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CAN'T FAKE', 사실대로 말하기 위해서이다.

그는 한국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영어 이름으로 별명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 보면서 특징을 보고 영어로 애칭을 짓는단다.

순간적으로 별명을 지을수는 없다는것은...

외모를 보고 별명을 짓는게 아니라고 필자는 해석한다.

극구 사양하는 그에게 집요하게 요청하는 진행자. 할수없이 솔직하게 별명을 지어준 양준일.

한참 웃었다.

필자도 진행이 다소 'dizzy'했다에 한표다. 밉지않은 'dizzy'.

충분히 이해한다. 행복하고 떨리는 진행자의 심정을.

양준일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계획이없다''

마이클잭슨의 스텝을 먼저 시작한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마이클 잭슨을 앞지른게 아니고, 마이클 잭슨이 대중앞에 먼저 선을 보인것이다''

고 답한다.

마이클잭슨보다 문웍스텝을 훨씬 더 먼저 시작한듯 한데도 말이다.

그의 답에 사회자는,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TV의 모습과 현실의 인물이 똑같은 연예인은 첨 봤다''

ㅡ'배잼':배철수ㅡ

 

솔직하되 무례하지 않은

정중함을 되새기며 오늘도

'솔직'이란 미명하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