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금융위기 VS 코로나19 위기, 10년 전과 다른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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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금융위기 VS 코로나19 위기, 10년 전과 다른 양상
  • 이상규 기자
  • 승인 2020.04.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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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 경제와 동떨어진 라오스,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 미미
코로나19, 인적·물적 이동을 마비시켜 라오스 경제 위기 조성

[코리아포스트한글판 이상규 기자] 코트라에 따르면 2008년 전 세계에 금융위기로 인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았다.

당시 연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으며, 2020년 세계 최빈국 지위를 졸업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던 라오스는 금융위기로 인해 견조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액 유입이 감소할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파도에도 불구하고 라오스는 2009년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어려운 대외환경 하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그 원인으로는 라오스의 금융시장이 발달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노출되지 않았고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수요가 꾸준했으며, 정부 지출 증가 및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금융지원으로 인한 경제성장액이 외국인 투자액 감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당시 라오스에서는 농업 종사자가 노동인구의 71%를 차지할 만큼 농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고 광물, 의류, 전력 수출이 세계 경기침체 하에서도 견조한 추세를 이어갔으며, 라오스 정부는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방어에 주력했다. 라오스의 2009년 경제성장률 7.0% 중 2.8%p는 자원분야에서의 성장이었으며, 정부지출에 따른 2008년 대비 2009년의 건축업 성장도 눈에 띈다.

특히 2009년 라오스에서 동남아시안게임(SEA)을 개최하면서 정부 예산이 상당히 증가했고 라오스 정부지출은 2008년 GDP의 17%에서 2009년 GDP의 22.3%로 대폭 상승했다. 2008년에는 공공임금 상승 법안이 통과돼 2009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라오스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 측면에서는 타국에 비해 비교적 선전했으나 정부 재정문제를 야기해 2010년대 중반까지 만성적자 문제에 시달렸다. 이 밖의 분야별 영향은 아래와 같다.

수출입 및 투자유치: 수출의 경우 2009년 첫 6개월에는 전년대비 5%가 감소했다. 또한 금융위기로 대출가능 규모가 줄어들고 대출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광산 및 수력발전 분야 투자가 감소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 또한 하락했다.

가계소득은 경기 둔화 및 투자 감소로 고용률 및 가계 수입이 감소했으며,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이 줄었다.

의류 및 보석세공업 근로자의 경우 임금이 삭감되고 근로시간이 줄어들었으며, 관광업 근로자 또한 타격을 받았으나 이는 도시 근로자에 국한됐고 대다수의 국민은 농림어업에 종사해 피해가 제한적이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흔하던 대규모 정리해고 또한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기업은 세계은행이 2009년 4월 소매업, 제조업, 관광업 등 분야의 140개사를 설문한 결과, 기업의 약 69%가 제한적으로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평균적으로 2009년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44%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1분기 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0%였다.

관광업은 라오스 관광청은 2009년 1분기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태국 관광객이 증가했으며 기타 아시아 국가, 유럽, 미주 관광객은 감소했다. 라오스는 2009년 동남아시안게임으로 1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전반적으로 라오스 국민 및 정부는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체감하지 않았으며 다른 나라와 달리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세계 경제는 라오스를 포함한 ASEAN 지역 경제에 큰 폭풍우를 몰고 왔다.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는 라오스 경제를 크게 둔화시켰고 특히 기업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했다.

코로나19로 특히 피해를 입고 있는 분야는 관광·유통업 및 운송물류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 감소에 따라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물자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라오스의 2020년 2월 수입액은 전월 대비 약 1억 달러가 감소한 3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라오스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라오스 정부에서는 10년 전과 달리 코로나19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교육체육부 및 우정통신부는 온라인 수업 계획 마련 및 인터넷 요금 인하를 추진하기로 했고 농림부는 불안해지는 식량 수급에 대한 대비책으로 작물 재배를 장려, 에너지광산부는 신규 전기요금안을 수립 및 시행, 상공부는 수출입 등 유통체계 유지·사재기 및 가격안정을 꾀하고 있다. 중소기업 저리 대출, 금융기관 채무조정 및 세금감면 등 여러 정책이 발표됐다.

2008년의 라오스는 세계 경제로부터 상대적으로 고립돼 있었기 때문에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이었고 직접적인 충격을 회피할 수 있었다.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해 고용 및 가계소득에 영향이 있었음에도 2009년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7%대를 유지했고 대규모 감원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 주요 품목의 지속적인 수출과 관광객 증가, 정부 지출 증가로 라오스는 금융위기라는 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의 코로나19는 라오스를 흔들고 있다. 중국, 한국 등 주요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관광업은 물론 수출입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록다운으로 라오스 경제가 멈춰있는 상황에서 사회보장제도마저 잘 발달돼 있지 않아 코로나19는 사회에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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