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박영호기자]불황의 터널 속에 갇힌 증권사들이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더해 타회사 고객 펀드 상담, 수신자부담 상담 전화 등 고객 유치 방식도 다양해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가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의 무료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기간은 그동안 1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3년 공짜 시대'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LIG투자증권은 올 한해 신규 고객에게 주식 매매 수수료를 3년간 받지 않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자사 증권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하면 3년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신한금융투자는 특정 랩(Wrap) 상품에 대해 최초 1년간만 수수료를 받고 이후 사후관리 및 운용은 무료로 제공하는 수수료 체계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몇 년간 업황이 나빠 증시에서 이탈하는 투자자를 한 명이라도 더 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동분서주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의 수익구조가 여전히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증권사들은 수수료 경쟁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노력에도 핵심 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탁 수수료 수익은 3조3천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천811억원(5.1%) 줄어든 수치로 7년 전(6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특히 지난해 주식거래 대금이 1천458조7천억원으로 2013년(1천436조7천억원)보다 늘었는데도 수수료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
증권사 간 수수료 출혈 경쟁이 그만큼 심했다는 증거다.'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아닌 다양한 수익 구조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수료 경쟁과는 별도로 증권사들은 타사에서 옮겨오는 '변심 고객'에 상품권 등을 주는 행사를 통해서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린다.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은 다음 달 말까지 중국 펀드를 가진 투자자에게 펀드 분석 상담 서비스를 한다.유안타증권의 고객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 펀드를 보유한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전화 상담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많은 금융사의 상품 상담전화가 유료라서 고객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일자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