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日기업 자산 현금화 8월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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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日기업 자산 현금화 8월 최대 고비"
  • 코리아포스트
  • 승인 2020.06.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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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 등이 지난 2018년 10월30일 일본 전범기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0.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언론들은 한국 법원이 일본 전범기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에 필요한 절차에 착수한 사실을 신속히 전하면서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TV아사히는 4일 한국 법원이 최근 일본제철의 자산 압류명령 서류 등에 대한 '공시송달'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이르면 8월 초쯤 자산 현금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현금화가 이뤄지면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는 걸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올여름 이후 (한국 내) 일본제철 자산의 현금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 이를 피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주장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일본제철이 한국 내 자산압류명령에 관한 결정문 수령을 거부하고 일본 외무성 또한 해당 결정문의 해외송달요청서를 반송해옴에 따라 이달 1일 결정문 '공시송달'을 결정했다.

'공시송달'이란 주소 불명·수령 거부 등의 이유로 법원이 보낸 서류가 소송 당사자에게 송달되지 않았을 때 '법원이 일정 기간 해당 서류를 보관할 테니 찾아가라'고 공지한 뒤 그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오는 8월4일 0시가 지나면 일본제철의 실제 수령 여부와 상관없이 결정문의 송달 효력이 발생, 현재 한국 법원에 압류돼 있는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PNR 주식 19만4794주)에 대한 강제매각 및 현금화가 가능해진다.

일본제철은 지난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이춘식 할아버지(96) 등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1억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란 판결을 받았지만 그 이행을 계속 거부해왔다. 이 때문에 피해자 측에선 작년 5월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 및 매각명령을 신청했다.

지지통신은 "징용 관련 소송에서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취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산매각 절차가 현금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일본제철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에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에 제공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모두 해결됐다"는 게 일본 측의 거듭된 주장이다.

일본제철이 한국 대법원 판결 이행을 거부해온 것도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3일 오후 후지TV에 출연, 일본제철에 대한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 결정에 우려를 표시하며 "(일본제철 자산이) 현금화되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다. 그 전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한국 내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제철 등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반발, 이미 작년 7월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모테기 외무상의 '심각한 상황' 발언은 수출규제에 이은 추가 보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경우 작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금융·무역제재 가능성을 거론한 적이 있다.

산케이신문도 지난 4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 "일본 정부는 (한국 내 일본 기업자산이) 현금화에 이를 경우 신속히 대항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라며 "한국 측 자산압류나 수입관세 인상 등 두자릿수에 이르는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닛폰TV는 "일본 정부는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한국 측도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고, 원고(징용 피해자) 측 의향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무너뜨리지 않고 있어 양국 간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후지TV도 "악화된 한일관계가 올여름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