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 26번째: 위트와 유머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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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테마에세이 26번째: 위트와 유머의 정수]
  • 이미영 객원기자[영문학박사]
  • 승인 2020.07.1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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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영 객원기자] 문학의 장르 중 수필(essay)은 작가가 특별한 형식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필자는 에세이를 쓰면서 위트에 주목한다. '위트(wit)'의 사전적 정의는 '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말한다. 위트는 독자나 관객에게 웃음과 특별한 감동을 준다. 그 감동속에서 작가의 개성과 생각을 인지 할 수 있다.

웃음을 주는 맥락에서 유머와 위트가 상통하지만 위트는 번뜩이는 기지, 지적 능력을 수반한다.

''문학의 영역에서 기지는 언어와 관념을 가지고 하는 놀이,  센스, 상식, 판단, 언어의 교묘함 등 많은 의미로 사용한다. 언어를 교묘하고 재미있게 다루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기지는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타인과 접촉하는 방법, 자신의 생활 위협을 극복하거나 멀리하는 수단이 되었다. 기지가 풍부한 인물은 상황 판단을 잘 할수 있다.''
ㅡ테리 호즈슨ㅡ

얼마전 필자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종영되어 매우 아쉽다. 프로그램 제목의 핵심인 '개그(gag)는 웃음을 주기위한 익살과 몸짓을 말한다.

유머와 위트 그리고 개그가 어우러지면 하나의 코미디 (Comedy)가 완성된다.

지난 16일 '재부팅양준일 EPㅡ10'의 부제는 '라면왕 양준일'이다.
컨텐츠 시작은 제작진이 양준일에게 라면끓이기 미션의 성공여부를 두고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미션은 라면 다섯 개를 제작진 다섯 명의 입맛에 따라 끓여야한다. 시간 제한은 30분이다.

양준일이 미션 실패시 그의 카드로 비용을 지급해야한다.

제작진: 카드 있으세요.
양준일: 카드 없어요.

매니저가 카드를 가지고 등장하자 전원 빵 터진다. 이어 양준일이 익살맞게 능청을 떤다.

양준일: 꺄악~~~~안돼애애~~~~~~
제작진: 안되긴 뭘 안돼 ! (자막)
양준일: 에이스~ 내가 여태까지 한 얘기 미안해. 진심이 아니었어요.

제작진이 자지러진다. 다섯명의 제작진이 원하는 라면은 종류도 다 다르다. 게다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레시피를 요구한다. 이에 양준일이 '사과한거 취소할래' 라며 투정을 부린다.

미션이 시작되자 아무런 힘 안들이고 큰웃음을 주는 양준일. 위생 입마개를 눈에 착용한다. 여기서 생각나는 단어 '넌센스 (nonsense)'다.
넌센스의 사전적 정의는 '이치에 맞지 않거나 평범하지 않은 일' 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예상을 뒤엎는, '말도 안되는 말이나 일'을 뜻한다. 그가 위생 입마개를 눈에 착용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넌센스고 개그다.
대본도 없는 즉흥개그가 계속 이어진다.

다섯 개의 라면 레시피를 정독하고 끓이면 당연히 시간 부족이다. 다섯 개 중 세개를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라면을 끓이는 과정과 제작진의 반응은 대화유머 메카니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계란을 익히지 말아달라는 제작진의 주문에 따라 라면이 나온다.

제작진: 계란이 하나도 안익었어요. 병아리 눈알이 보여요.
양준일: 병아리가 어떻게 누나가 있어!!!

이건 뭐,  작정하고 쓴 코미디 대본 보다 더 웃기다. 개그 프로그램 한 코너를 성공시키위해 일주일을 밤을 새워 아이디어를 짠다. 관객의 웃음을 빵 터뜨려야 한다. 그러나 코너가 다 빵 터지는 것은 아니다.

'재부팅양준일'은 양준일은 물론 그와 함께 참여하는 제작진 모두가 자연스럽다.
대본도 없다. 아니 있다해도 어색하지 않다. 그 누구도 억지로 웃기려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런데 모두 웃으며 촬영을 하고 보는 사람도 웃고있다.
15분의 유쾌한 영상물이다.

유머, 위트, 개그, 넌센스까지 다 있다.
위트있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은 느낌이다.
컨텐츠에 작가의 개성이 듬뿍 담겨있다.
제작진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늘 먹던 맛집의 새로운 메뉴같다.
발상이 신선한 제작진과  꾸밈없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양준일의 콤비가 환상적이다.  양준일의 관심이 제작진에게 분산되기 시작한다.
신선하고 번뜩이는 위트를 가진 파트너이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회를 기대하게 하는 컨텐츠
'재부팅양준일'.
요즘 보기드문 꽤 근사한 콘텐츠다.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로 구독자를 즐겁게 해주려는 채널 다이아 제작진 풀하우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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