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ㅡ41번째: 파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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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테마에세이ㅡ41번째: 파도타기]
  • 이미영 객원기자
  • 승인 2020.08.25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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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양준일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영 객원 기자] 코로나가 낳은 유행어 중 하나는 '확찐자'다. 코로나전 보다 더 바빠진 사람들을 빼고는 주위에 살이 안찐 사람이 없는 듯 하다. 특히 술꾼들은 치명적이다. 어떻게든 술을 먹을 것이고 안주는 당연히 함께 할 테니 살이 찌는 건 당연한 결과다.
소식을 해야 건강하다는데 소식은 커녕 과식아님 다행이다.

지난 19일 '449tv, 주객전도 토크쑈, 양준일기, 'EP4-1'의 부제는 '파도타기와 같은 우리의 인생'이다. 이날 게스트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이다. 김태훈의 입담과 센스있는 화법을 좋아하는 필자는 일단 게스트 선정이 맘에 든다. 수입의 90프로를 술값으로 쓴다는 술사랑꾼이다.

젊음의 비결이 궁금하다는 김태훈의 질문에 양준일은 '무엇을 안먹는냐가 관건'이라고 답한다. 하루에 두끼를 먹은 다음 부터 몸이 가벼워진것 같다며 김태훈도 안먹는다에 한표를 던진다. 

많이 다른 것 같은데 꽤 잘 통하는 조합,
김태훈과 양준일의 조화가 흥미롭다.

우울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양준일은 '주님앞에 무릎꿇고 매달리기... 그것이 자신의 착각이라 하더라도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일시적인 위로는 그에게 아무런 힘이 안된다.
절대적인 신에게 울며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5년차 서퍼라는 김태훈은 파도타기를 할 때 초보자일 수록 파도와 싸워 이기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파도멀리 떨어져 나간다고 한다. 이에 양준일이 격하게 공감한다. 

''예전에는 내가 노래를 하려고 했더니 노래가 힘이 들었는데...이제는 노래를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서핑하는 개념이에요.
서핑하듯 조용히 파도를 타듯 하니까 너무 재밌는 거에요.''

백만원을 벌면 90만원을 술값에 쓴다는 김태훈은 술이야기가 나오자 입담을 자랑한다. 맛도 향도 나쁜 소주의 장점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는 주장에 양준일은 폭소를 터뜨린다. 리엑션 끝판왕이다.

화들짝 놀라며 되묻는 양준일.

양준일: 다른 술은 안그래요?
김태훈: 다른 술,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실 때는 그렇게 폼들을 잡아요.

모두 빵 터진다.

술을 전혀 안마시는 양준일과 수입의 90프로를 술값에 쓴다는 김태훈.
참 다른데 참 잘어울리는 조합이다.

'449tv, 주객전도 토크쑈,  양준일기'는 아쉽게도 지난 24일 마지막회로 막을 내렸다. 

'진리를 찾는것'이 취미라는 양준일은 아직도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이나보다. 어차피 인간은 죽을 텐데 같이 죽어가는 생에서 굳이 남을 미워할 필요가 있냐는 그의 말에 안타까운 맘이 든다. 얼마나 상처가 깊으면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진리를 찾는데 혼을 쏟을까 싶다.

이에 김태훈이 '누가 나를 뒷담한다는 것은 내가 앞에 있다는 뜻'이라며 양준일을 위로한다. 훈훈하다.

동갑내기 친구는 어느 새 비지스와 아바의 세계에 몰입한다. 추억을 주고받으며 한바탕 수다를 떤다. 그룹 아바의 두 여자멤버의 광팬이었다는 김태훈은 후에 남편이 된 멤버의 눈에 테잎을 붙였다는 ...팬심은 같은가보다.

슈가맨 이후 일회성으로 끝나버릴줄 알았던 양준일의 인기가 식지않고 계속되고 이유를 묻는 김태훈에게, 양준일은 '계산되지 않은 멘트와 행동이 아닐까'라고 답한다.

정답이다. 필자는 격하게 동의한다.

일부러 팬들이 좋아하는 반응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준비하고 연습하는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자유로운 진실함이 인기유지의 비결이다.

필자는 20여년이 넘게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탐탁치도 않고 관심도 없지만 학생들이 참여하는 '강의평가제도'가 있다. 

강의하는 내내 필자의 강의평가순위가 상위권에 있다는 것을 어느 우연한 계기로 알았다. 20여년 긴시간동안 강의 성공비결을 묻는다면 답은...

양준일의 그것과 같다.
상위권에 있으려면 강의 평가항목을 미리 알고 거기에 맞춰 강의를 하면 된다.
그러나...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만의 방식대로 강의했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한건 아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를 경험하면서 얻어진 결과다. 뭔가를 억지로 쥐어짜거나 만들려고 하면 꼭 문제가 생긴다.
파도타기처럼 파도와 싸우려하지말고
몸을 맡기면 쉬워진다.

김태훈: 양준일씨의 과거가 성공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지친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게 아닐까...
또한 양준일씨를 보면서 내 삶도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인도 받고... 
앞으로도 계속 잘 될거같다.

기분좋은 마무리다. 김태훈의 말대로 앞으로 계속 2집, 3집 앨범으로 승승장구 하길 기대한다. 두달에 한번 팬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양준일. 그의 의지가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즐겁게 달릴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

색깔이 다른 동갑내기
김태훈과 양준일의 토크,
보기좋은 유쾌한 조합이다

Rocking Roll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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