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연속에 쓰레기 집안 가득…'제로웨이스트' 중요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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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연속에 쓰레기 집안 가득…'제로웨이스트' 중요성 확산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0.10.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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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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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나비효과'일까. 

코로나 장기화로 재택근무, 언택트 여가활동 등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환경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택배, 배달 등 비대면 소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회용품과 포장재 등의 '쓰레기'가 크게 늘어나고,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이들의 캠페인이 활발해지고 있다.

2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전년 대비 11.4%가 늘었다.

폐기물 발생량의 증가는 온라인 유통의 호황과 궤를 같이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온라인 유통업계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출·여행 감소에 긴 장마 영향까지 더해 온라인 업계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20.1%나 증가했다.

온라인 소비는 기본적으로 포장재 소모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음식 배달의 경우 음식을 담는 용기와 수저 등을 모두 일회용품으로 사용하고, 택배 역시 구매한 상품의 값어치가 비쌀수록 더 많은 양의 '포장지'를 동반한다.

결국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온라인 소비의 호황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쓰레기 발생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정부가 재활용 폐기물 종합대책을 내놓은 이후 일회용컵을 75% 감축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악재'를 만나면서 다시 역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다시금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쓰레기 발생과 일회용품, 포장재 사용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 이들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상점 '알맹상점'.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 뉴스1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쓰레기 배출을 '제로'(0)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인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개인용기에 음식을 포장하거나, 남은 재료를 활용해 요리하기, 텀블러와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이 주요 사례다.

이 뿐이 아니다. 최근에는 포장지 없이 '알맹이'만 소분 판매하는 방식의 '알맹상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6월 오픈한 서울 마포구의 알맹상점에서는 섬유유연제,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유와 식초 등 식재료 등을 판매한다. 이 곳에서는 포장 없이 본인이 직접 가져가야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손님이 직접 재활용품을 가져다 놓고 '리사이클링 제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재활용 '인증 도장' 12개를 채우면 제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알맹상점과 같은 제로웨이스트 상점은 유럽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그래도 최근 들어 서는 알맹상점을 비롯해 수곳의 상점이 생겨났고, 그 수요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형마트로까지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최근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일부 매장에서 세탁세제·섬유유연제 소분 리필 판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환경부와 이마트가 소비자 1만17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명 중 86명이 '소분 리필 판매기’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환경부도 폐기물 감축을 위한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을 선언했다. 지난달 23일 제16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발생부터 배출·수거, 선별·재활용, 처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플라스틱 사용 저감과 택배 등 유통 포장재 관리 기준을 신설하고, 일회용품 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마트는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해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슈가버블과 함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용 용기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원래 가격 대비 35~39% 가량 할인된 가격에 세제를 다시 채울 수 있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주요 일회용품을 35%,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을 1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재활용품 수거단가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가격연동제를 2021년까지 의무화하고, 2024년까지 공공 책임수거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 2022년에는 공공 부문의 재활용제품 의무사용도 도입한다.

마지막으로 최종 처리단계에서는 '폐기물 발생지 책임 처리' 원칙을 확립하고 안정적 폐기물 처리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폐기물 증가와 재활용 시장의 침체 등으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이행해 국민의 불편이 없는 안정적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자원의 지속적인 순환 체계를 구축해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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