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경쟁 돌입 자체개발이냐 협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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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경쟁 돌입 자체개발이냐 협력이냐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0.10.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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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개발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개발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최원석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자 완성차업체들도 배터리 제조에 직접 나서거나, 합작법인 형태로 배터리기업과 협력하는 등 주도권 다툼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10일 코트라(KOTRA)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2025년 전후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해 고품질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함에 따라 다양한 공급선 확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터리는 자동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비싼 부품으로 기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배터리 가격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현재 한국의 LG화학,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 비(非) 완성차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7월 기준 67.8%로 압도적이다. 완성차업계가 내연기관차 기술개발에 몰두하며 배터리 자체개발을 외면하는 사이 멀찌감치 앞선 것이다. 당분간 이들 업체의 견고한 주도권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간 배터리 자체개발을 외면했던 완성차업체들은 수년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품질 배터리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기업 운명을 가를 핵심으로 보고 배터리업체들과 협력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경우 안정적 배터리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일본의 파나소닉과 함께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최대의 리튬이온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의 CATL과도 동맹을 맺은 바 있다.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도 테슬라의 행보를 따라 지난해 12월 LG화학과 2조7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얼티움셀)을 설립해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외부 의존적이던 전통적 완성차업체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폭스콘(아이폰공장), TSMC(반도체파운드리)처럼 외주 생산공장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배터리 자체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독일 업체인 BMW는 자체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지난해 뮌헨에 배터리셀 역량센터를 신설하고 배터리 전문 인력 모집에 나섰다. 독일 연방 정부로부터 6000만유로(약 81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파일럿(시험) 배터리셀 공장도 구축했다.

협력과 자체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구사하는 곳도 많다. 아직은 배터리전문기업으로부터 기술 의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니 협력하면서 독자기술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일례로 GM과 일본의 혼다(Honda)는 올해 4월 전기차 공동 개발을 주요 골자로 한 동맹을 발표했고, 미국 빅3 중 하나인 포드(Ford)와 독일의 폴크스바겐(VW)도 지난해 전기차·자율주행차 분야 제휴 협약을 맺었다.

국내 배터리업체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아온 현대자동차는 LG화학과 합작사 설립을 준비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배터리셀 등을 포함한 완제품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배터리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완성차업체가 협력사를 통해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나 자체개발, 합작 등의 현재 행보라면 향후 5년 이내에 직접 개발한 배터리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시점은 전기차 수요가 많이 늘어날 시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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