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비율 40% 돌파…"이대로라면 신용등급 유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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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비율 40% 돌파…"이대로라면 신용등급 유지 어려워"
  • 코리아포스트
  • 승인 2020.10.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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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나진 기자] 국가채무비율이 2년 전에 비해 약 8%p 상승하면서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GDP대비 36% 수준을 유지하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8.1%로 늘어났으며,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면서 43.9%까지 상승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이 전 세계 41개국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채무비율·1인당 GDP·물가상승률·경상수지 등 4개 변수가 다음 해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국가신용등급이 0.03단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주요경제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45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99.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가정대로 국가채무비율이 올라간다면, 국가신용등급의 2단계 하락 압력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국가신용등급만 하락했다.

스페인은 당시 성장률 저하와 실업률 상승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투자확대, 주택구매 지원 등 경기부양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재정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재정적자가 누적되며 2008년 GDP대비 39.4%에 불과했던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2년 85.7%로 4년 만에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은 AAA에서 BBB-로 9단계 떨어졌다.

2007년 국가신용등급 AAA에 속해있던 아일랜드는 2010년 한해에 GDP대비 29.7%의 재정적자를 기록했고, 국가채무비율은 2007년 23.9%에서 2011년 111.1%로 4년간 4.6배 급증했다.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은 2009년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하향, 2011년에는 최고등급 대비 총 7단계 떨어진 BBB+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부 유럽 국가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다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위기상황일수록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부분에 지출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가 국가채무비율(GDP 대비 60%)과 통합재정수지(GDP 대비 △3%)에 대한 관리기준을 담은 재정준칙 도입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국가채무비율 상한선 등 재정준칙의 기준이 느슨하고, 준칙 위반에 대한 제재수단이 없어 재정건전성 확보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우려된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낮아 괜찮다는 인식이 있는데, 재정건전성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라며 "스페인과 아일랜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탄탄했던 재정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고, 훼손된 재정건전성을 복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실장은 "국가채무비율의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도 걱정"이라며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복지지출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 발표된 재정준칙안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해, 국가재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