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투숙객 90%인데… 메리어트·힐튼· 하얏트호텔 지도에는 '동해' 대신 '일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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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투숙객 90%인데… 메리어트·힐튼· 하얏트호텔 지도에는 '동해' 대신 '일본해'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0.11.25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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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논란 일었지만 여전히 '일본해' 표기 지도 사용
호텔 3사, 지도로 친일하나..."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운영", "한국만 바꾸면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투숙객 90% 이상인데도 국민 정서 고려 안 해
(왼쪽부터)메리어트, 하얏트, 힐튼(영문사이트 기준) 홈페이지 지도 캡처.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있다. ⓒ각 사 홈페이지. (출처 : 뉴데일리경제)
(왼쪽부터)메리어트, 하얏트, 힐튼(영문사이트 기준) 홈페이지 지도 캡처.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있다. ⓒ각 사 홈페이지. (출처 : 뉴데일리경제)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메리어트(Marriot), 하얏트(Hyatt), 힐튼(Hillton) 등 국내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외국계 브랜드의 홈페이지 위치정보가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어트, 하얏트 등의 외국계 호텔 브랜드의 한국 홈페이지 위치정보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어 동해가 괄호를 이용해 병기돼있긴 하지만 비율을 축소할 경우 '일본해'만 표기된다. 

힐튼은 국문사이트와 영문사이트를 별도로 운영 중인데, 영문사이트에서는 일본해 표기 지도를 쓰지만 국문사이트에서는 '동해' 표기 지도(SK텔레콤 제공)를 쓰고 있어 3사 중에서는 그나마 한국 정서를 고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기업인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호텔(구글, SK텔레콤 제공), 대림이 운영하는 글래드호텔(카카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네이버)의 경우 모두 '동해' 표기 지도를 사용 중이다. 

이에 대해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측은 이미 일본해로 표기되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메리어트 관계자는 "이미 이슈가 됐던 문제여서 내부적으로 (지도 수정 건에 대해) 논의된 바 있지만 결론적으로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한국만 바꾸게 되면 일본이 문제가 된다. 글로벌 회사다보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보다 일본 정서를 더 고려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일본해로 표기한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채택하고 있는 지도 시스템인 '구글'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롯데호텔의 경우 구글 지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동해로 표기된다. 이는 롯데호텔이 한국 사이트에서 구글코리아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다 보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얏트는 미국 본사에서 직접 홈페이지 지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국내에서 별도로 수정을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구글에 표기 수정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얏트 관계자는 "웹사이트는 하얏트 본사를 통해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별도로 수정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지도도 그 한 부분"이라며 "현재 본사측에 구글과 얘기해서 표기를 수정해달라고 말해 달라 문의를 남겨 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일본해 표기 문제가 수년전부터 지적돼왔지만 외국계 호텔 브랜드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힐튼은 국문 사이트에서는 동해 표기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본사에서 홈페이지 지도 시스템을 컨트롤 하는만큼, 국문 사이트에서만 따로 지도 시스템을 변경한 것은 논란 이후 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문 사이트에는 여전히 일본해(동해) 병기 표기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이미 한차례 같은 문제가 지적됐을 당시 '빙(Bing)'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구글맵은 '동해'로 표기되고 있었다. 

구글 자체에서 일본해 표기를 수정한 것에 대해 파악을 한 상태였든, 못한 상태였든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호텔 브랜드들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활발하게 호텔을 운영하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국내 투숙객이 거의 90%를 넘기는 국내 소비자 대상 경영을 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일본의 눈치를 보고,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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