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코로나19 '최악 봉쇄' 땐 1분기 성장률 8%↓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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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초 코로나19 '최악 봉쇄' 땐 1분기 성장률 8%↓ 전망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0.12.2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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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땐 경제 마비…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1분기 4주간 봉쇄 땐 GDP 전기비 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9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2020.12.20(출처: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9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2020.12.20(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와중에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일각에선 우리나라가 이제 약 한달간의 강력한 방역 조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곤두박질치고 내년 초 봉쇄조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한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8% 가량 떨어질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26명으로 엿새만에 1000명 미만을 기록했다. 하루 전 역대 최다인 1097명에 비하면 171명 감소한 수치다. 다만 주말 검사량이 20%가량 줄어든 '주말 효과'도 일부 작용해 안심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감염재생산지수(1.28)를 고려하면 일일 확진자는 다음주 1000~1200명 안팎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현재로썬 정부의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인 '1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 800~1000명'을 이미 충족시킨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3단계 격상을 피하려 하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선 국민 대부분의 외출 금지가 권고되고,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과 생산업이 일부 중단돼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탓이다. 이를 두고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지난 20일 "우리의 전 경제가 상당 부분 마비되거나 정지되는 상태를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을 붙였다.

3단계 격상과 별도로 일단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오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기로 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이번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폭발적인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거리가 텅 비고 도시가 봉쇄되는 뉴욕, 런던의 풍경이 서울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상 훌쩍 넘은 코로나 확산세…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낮추는 요인" 

앞서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확산세가 곧 잡힐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26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시각이 드러난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 내년 3.0%로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시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의 경제적 영향은 올해초보다 적고, 지난 8월 재확산 때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을 붙였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올해 초의 1차 대유행 수준을 넘을 정도로 맹렬하게 번져나가자 한은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지난달 예상보다 상황이 좀 더 위중하고 심각하다고 보여진다"며 "감염병 확산세가 이번 겨울을 넘어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면 내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개드는 내년 1분기 '록다운' 시나리오…"서비스·제조업 모두 타격"

해외 경제기관들 사이에선 이번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우리나라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그에 따른 경제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앞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20년 -1.0%, 2021년 2.9%로 내놨지만, 코로나19 억제 조치가 강화되면서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내년 1분기 4주간 '록다운'(lockdown·봉쇄) 조치를 취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서비스 부문에 대한 가계지출은 약 70~80% 떨어지고 내년 1분기 민간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할 것"이라며 "제조업 생산 역시 이와 비슷한 타격을 입고, 금융 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2021년 1분기 4주간의 봉쇄조치로 인해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약 8% 감소할 전망"이라며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2분기에는 상당히 빠른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2021년 GDP는 2% 감소할 것이며 실업률은 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우리나라의 서비스 부문이 극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한국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2분기 막대한 경제 충격을 입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전반적인 경제 하방 리스크가 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실질 GDP가 한 달 동안의 봉쇄 조치로 인해 (전월 대비) 약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경제 타격을 입은 영국의 경우 지난 4월 실질 GDP는 전월 대비 19.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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