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교체 앞둔 부동산, 전세불안·집값과열 내년으로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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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교체 앞둔 부동산, 전세불안·집값과열 내년으로 넘어가나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0.12.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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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집값과열 전국적 확대…수장 바뀌는 내년에도 시장불안 전망
출처:뉴스1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크 한글판 이명옥 기자] 한 해 동안 오른 집값과 전셋값 지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 등 물량 부족에 따른 공급부족이 간신히 잠재운 아파트값의 불을 지핀 까닭이다. 하지만 부동산정책 담당 수장의 교체기가 맞물리면서 정부는 여전히 시장안전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통상 한 달 남짓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났다는 점에서 '집값과열'의 불끄기는 새로운 대책이 나와도 내달 말께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세불안에 흔들린 하반기 아파트값 

28일 부동산114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3.46% 올라 2019년 변동률(4.17%)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전국 전셋값도 올해 12.47%까지 상승했다. KB부동산 리브온 기준으로도 아파트값은 8.35% 올라 11.6% 상승한 지난 2006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셋값도 6.54% 상승해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고폭을 보였다.

특히 세종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114 기준 42.81%, KB부동산 리브온 기준 36.02%다. 각각 전국 평균의 3배와 4배 수준이다. 올해 부동산시장의 변동폭이 확대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하나는 장기침체에 따른 국내외 유동자금 증가와 저금리 기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단타성 투기를 찾아 부동산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과 전세물량의 부족이다. 당장 전년대비 내년 물량이 줄어들면서 공급주택의 희소성을 높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과 전세대책의 경우 중장기 공급대책이거나 아파트 전세물량 등 수요물량이 희소해 당장의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세 번째는 정책리스크다. 강한 여당으로 불리는 180석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강행한 임대차법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전세물량을 거둬들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셋값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값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갔고,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이되면서 결국 전국적인 아파트값 이상과열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부작용에 대한 고려 없이 발표된 여당의 세종시 국회 이전계획이 전국 평균보다 상승률이 3~4배 높은 세종 아파트값을 만들어냈다.

반면 11·19 전세대책 이후 정부의 역할은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9곳, 대구 7곳, 광주 5곳, 울산 2곳 등 전국 36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창원 의창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지정했지만 정량적 평가에 의존한 데다 풍선효과란 부작용을 양산했던 기존 방식을 답습해 실효성을 잃었다는 평가다. 전국적인 규제지역 평준화로 이중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의 아파트값이 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장 교체 앞둔 '부동산' 관계부처, 정책결정에 '머뭇'

다락같이 오른 부동산지표 속에서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동산정책의 핵심·관계부처의 대응이 '의무방어전' 수준에 머문 까닭은 두 부처 모두 수장 교체기에 임박했기 때문이다. 3년 6개월간 내각에 있었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경우 후임으로 변창흠 장관 후보자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장수 장관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한 차례 사의를 표명하면서 연말 또는 연초 교체설이 세를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장관의 부동산정책 방향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새로운 대응책을 내놓기엔 힘든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는 장관 인선에 대한 결론이 난 뒤에야 새로운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단순히 수장의 교체로 고질적인 부동산 시장 불안이 해소될 것이란 희망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결국 민간공급을 막고 공공의 역할을 인위적으로 확대하다 보니 생긴 문제"라며 "시장의 역할을 인정하는 전반적인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부동산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2020년 12월 3주(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1주 전보다 0.29% 올라 2주째 상승폭을 확대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를 기록해 전주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p) 확대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3%를 기록해 1주 전과 같았으며 서울 전셋값은 0.14% 올라 78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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