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별 기상도는.... 반도체·2차전지 '약진' 자동차·정유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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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업별 기상도는.... 반도체·2차전지 '약진' 자동차·정유 '고전'
  • 김진수기자
  • 승인 2021.01.0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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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요 확대로 반도체배터리 성장 이어갈 듯
'기저효과' 자동차·석유화학·정유 등 올해 수출 10%대 성장 전망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기자] 반도체, 2차전지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2021년에도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고전했던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등은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총액이 5128억5000만달러로 2019년 대비 5.4%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와 교역 감소에 저유가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연간 총수출은 감소했으나 4분기(10~12월) 수출이 4.2% 증가했고, 하반기 전체로도 0.4% 플러스 전환했다는 점에서 2021년은 희망적이다.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로 반도체, 2차전지, 컴퓨터 등 IT관련 품목이 꾸준히 선전하며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2020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연간 수출액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99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인 2018년(1267억달러)에 이은 두 번째 실적이다.

올해는 반도체 호황기인 '수퍼사이클' 진입이 예상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2021년 D램(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에만 정보가 저장되는 휘발성 메모리) 글로벌 시장규모가 지난해 대비 14.4% 증가한 68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는 2.0% 증가한 561억달러 규모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각각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지난해 추정치보다 9.79% 증가한 260조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27.1% 증가한 46조6000억원대다. 매출은 역대 반도체 최고 호황기로 기록된 2018년의 243조7714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58조8867억원에 못 미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 추정치보다 15.2% 증가한 36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74.4% 늘어난 8조5800억원에 수준이다.

지난해 2차전지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75억1000만달러로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차전지는 전기차배터리 수요 폭발에 힘입어 올해부터 수출액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품목이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점유율 톱10 안에 포진해 있다.

2021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인천 신항 한진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출처-뉴스1)
2021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인천 신항 한진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출처-뉴스1)

전세계 2차전지 점유율 1위를 다투는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수주잔고만 50조원에 달한다. LG화학은 2019년 53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전지시장이 2024년이면 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화학의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38조원,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26.9%, 영업이익은 35.1% 늘어난 액수다. 지난해 우리나라 컴퓨터 수출액의 경우 2019년 대비 57.2% 증가한 134억3000만달러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민감 품목인 자동차의 지난해 수출액은 13.1% 감소한 374억1200만달러에 그쳤다. 다만 3분기(+1.6%)와 4분기(+1.2%) 연속 증가세를 보인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의 지난해 수출은 39.9% 증가한 45억 달러 규모로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내년 실적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021년 현대차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추정치 대비 10.9% 증가한 115조원, 영업이익은 134.7% 증가한 6조7500억원 규모다.

이외 석유화학은 16.4% 감소한 355억8700만달러, 철강은 14.4% 줄어든 265억6600만달러, 석유제품(정유)은 40.7% 줄어든 241억1900만달러, 선박은 2.0% 감소한 197억65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12.2% 감소한 179억83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스마트폰)는 6.1% 줄어든 132억달러 등으로 등으로 다수의 수출 주력 품목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이들 품목 대부분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의 기저효과로 올해 수출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기저효과가 큰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등의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대표 정유화학사인 SK이노베이션의 2021년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 추정치 대비 13.27% 증가한 40조원, 영업이익은 6200억원 규모다.
  
고부가가치 신성장 품목이 큰 폭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반도체 수출에서 3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 기준,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한 303억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54.4% 증가한 140억7200만달러에 달했다. 디스플레이 내 고부가가치 품목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연간 최대인 109억달러를 기록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시작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나라별로 시점에 차이가 있는데다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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