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오늘 신용대출 재개…당국 곧 종합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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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오늘 신용대출 재개…당국 곧 종합대책 발표
  • 김성현기자
  • 승인 2021.01.0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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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성현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말 한시적으로 걸어 잠갔던 신용대출 빗장을 푼다. 그러나 이미 불어날대로 불어난 가계대출에 대한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해 낮춘 한도는 유지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중 가계대출 추가 규제와 부실화 대응 방안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실시한 '2000만원 이상 모든 가계대출 중단' 조치를 이날 해제한다. 다만 지난해 9월말 축소한 전문직 대출 등 신용대출 한도는 유지한다. 국민은행은 '전문직 신용대출(4억원→2억원)',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3억원→2억원)', 'KB Star 신용대출(3억원→1.5억원)' 등의 한도를 줄였다.

신한은행도 4일부터 신용대출을 재개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 직장인 대상 비대면 대출 상품인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비대면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0월 기존 300%에서 200%로 축소한 전문직 관련 신용대출의 한도는 유지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말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해 속도를 조절했으나 4일부터 다시 높이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변동금리 주담대 우대금리를 최고 1.0%p에서 1.4%p로 0.4%p 올린다. 신용대출의 경우도 최고 0.25%p에서 최고 1.2%p로 대폭 올린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각각 중단했던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과 '하나원큐' 등 신용대출 중단 해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이달 중 재개가 유력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0.5%p 축소한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등 일부 상품의 우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6일부터 의사·한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클럽대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로이어클럽대출' 등 전문직 직군별 최대 1억5000만원인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7일 중단했던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지난 1일 오전 6시부터 재개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보니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중단을 유지하면 대출절벽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면서 "대출절벽에 내몰린 이들이 금리가 더 높은 업권으로 가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을 재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교적 자금력이 여유로운 고소득 전문직의 대출 제한을 유지해서 최대한 총량을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노력에도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늦추기 쉽지않다고 판단해 올해 1분기 중 추가 규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기존처럼 가계대출 총량을 옥죄는 방식 대신 코로나19 장기화로 확대된 부실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는 낮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은 높다보니 올해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내놓고 있는데 올해는 '위험한 신용'에 초점을 맞춰 규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더 위험한 신용이 많아져 나중에 갚지 못하는 상황을 경계해야한다"면서 "'양'에 대한 규제는 이미 하고 있으니 '질'적으로 실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신용을 정밀 규제해야하기 때문에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총량 규제로) 거시적으로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으로) 소상공인 등이 가구주인 취약 가구 쪽 부채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고, 사업으로 보면 서비스업의 부채리스크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총량규제보단 보다 마이크로한(세밀한) 핀셋 규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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