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본회의 통과…산재사망시 경영진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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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본회의 통과…산재사망시 경영진 처벌한다
  • 김진수기자
  • 승인 2021.0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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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이하 벌금…50인 미만 사업장 3년 유예·5인 미만 제외
노사 모두 반발…재계 "참담"·노동계·정의 "5인 미만 포함해야"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출처=뉴스1)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기자] 내년부터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 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영진은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된다.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처벌법)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후진국형 중대재해를 근절하고자 기업의 안전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지난해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계기로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제정안은 중대재해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이 시설 이용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중대시민재해'로 나눠 규정했다.

처벌 수위를 보면,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로 1명 이상 사망할 경우 사업장의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인이나 기관은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경영 책임자의 범위는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이사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된다. 다만 하청을 받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원청업체가 법 적용 대상일 경우 원청업체의 경영 책임자 등은 처벌 대상이 된다.

노동자 여러 명이 크게 다치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영 책임자는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법인이나 기관은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각각 처해진다.

중대재해와는 별도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중대시민재해'의 경우에도 경영 책임자와 법인이 중대산업재해와 같은 수위의 처벌을 받는다.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 사업장 바닥 면적이 1000㎡ 미만인 다중이용업소, 학교와 시내버스·마을버스는 제외된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경우 최대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원안에서 과잉 입법이란 비판을 받은 '인과관계 추정' 조항과 '공무원처벌 특례조항'은 삭제됐다.

법안은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단,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시행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둬, 법안 공포일로부터는 3년 동안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예외 규정이 다수 생기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처벌이 강화된 재계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법이 시행되더라도 현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쟁점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처벌 제외다. 원안은 사업 규모를 떠나 포괄적인 처벌이 가능토록 했지만, 정부와 여야는 논의 과정에서 영세 사업자의 처벌 부담을 고려해 5인 미만 사업장을 처벌 대상에서 삭제했다. 

지난달 11일부터 법안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농성 중인 정의당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자는 전체 사업장의 32.1%이며 사업체 수는 29.8%를 차지한다"며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는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은 원청업체에 처벌이 강화돼 대부분 하청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보호가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으나, 정의당은 물론 노동계도 "후퇴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처벌 규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정치적 고려만을 우선시하면서 경영계가 요청한 핵심사항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채 의결한 데 대해 경영계는 유감스럽고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도 "인적·재정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너무 가혹하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전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시스템과 교육, 시설에 대한 투자와 인식 등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처벌만 자꾸 얘기하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