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도 못사는 아파트 대신 빌라로 수요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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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도 못사는 아파트 대신 빌라로 수요 몰려
  • 김성현기자
  • 승인 2021.01.18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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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출처=뉴스1)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성현]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새해 들어 사실상 서울 전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최근 아파트보다 상승세가 더뎠던 다세대·연립 주택 가격마저 크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1월 2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값 변동률은 0.07%였다. 1주 전 0.06%보다 0.01% 포인트(p) 확대하며 상승세가 확대됐다.

특히 0.14%가 상승한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구·서초구 등 강남 지역은 물론이고, 양천구와 마포구, 동대문구, 용산구 등 전역이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권은 압구정과 반포 등 정비사업 호재 있는 지역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했고, 강북권은 마포, 동대문 등 역세권 인기 단지 위주로 오르며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민간 통계인 부동산114의 최근 주간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의 매매와 전셋값의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관악(0.27%) △동대문(0.25%) △성북(0.25%) △도봉(0.24%) △마포(0.23%) 등이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아파트값 강세 속에 다세대·연립 주택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빌라'조차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을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연립·다세대 주택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해 5월 -0.02%에서 6월 0.06%로 상승 전환한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달 0.1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이어 빌라마저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위험신호'로 분석한다. 아파트보다 비교적 저렴한 빌라마저 가격이 뛰기 시작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값의 급격한 상승으로 수요가 빌라 매입으로 옮겨 가는 모습"이라면서 "빌라조차 가격이 오르면서 무주택 서민의 선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빌라' 가격의 상승세가 아파트값 상승의 영향뿐만 아니라, 가시권에 들어온 정부의 공급확대책과 연동되는 문제로 풀이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부터 준공업지 개발·역세권 고밀개발·저층 주거지 개발 등을 주장해왔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인식해 과거 은평 뉴타운 개발 당시와 같은 가격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한 무용론을 내세워 금융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빌라 수요의 유입이 영끌을 해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도심 공급확대안이 임박하면서 예상 정책 수혜 기대감에 빌라 매매값이 뛰는 영향도 있다"며 "정부의 섬세한 정책 구사와 규제 완화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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