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심리 개선 조짐 ‘
상태바
4월' 소비심리 개선 조짐 ‘
  • 박영심기자
  • 승인 2015.05.12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거래 늘고 전자·가구 등 소비재 매출 증가

[코리아포스트= 박영심기자] 경기개선 흐름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던 올 2분기의 첫 달인 4월에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전자·가구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 매출과 자동차 내수판매가 늘어나는 등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1분기부터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던 경기의 개선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함께 나온다.

◇ 경기 분기점인 2분기 첫 달 소비지표 개선

이마트 는 4월 총매출액(온라인 등 포함)이 9천404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4% 증가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경기 지표로 불리는 패션부문의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4% 늘어 2011년 10월부터 42개월간 이어진 감소세가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골프용품 매출은 20.1% 늘었고 남성 정장과 정장구두 매출은 각각 5.8%, 19.1% 증가했다. 주택시장의 봄바람은 이미 여타 부문으로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 급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주택매입이 늘면서 이사가 늘고 전자·가구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4월 주택거래량은 12만488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3%, 3월보다 7.7% 늘면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지역에서도 아파트 거래량이 넉 달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거래 시장에 훈풍이 이어졌다.

주택거래가 늘고 이사가 늘면서 이사서비스 업체의 실적이 호전되고 가구·전자 제품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리바트는 이달 들어 가정용 가구의 매출이 작년 4월보다 25%가량 늘었고 한샘[009240]도 최근 3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리바트 관계자는 "1∼2인용 가구뿐만 아니라 중대형 아파트에 필요한 3∼4인용 가구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 점이 영향을 미친 거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매출액 중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매출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15%가량 증가했다.

유통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에서도 내수 판매가 늘었다.지난달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15만2천834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3.4% 증가했다.국산차 판매는 13만2천3대로 2.7%, 수입차는 2만831대로 14.7%가 각각 늘었다.

◇ 회복 조짐에 성장전망 발표 연기…"회복세 지속 여부 지켜봐야"

정책 당국은 2분기의 첫 달인 4월의 소비지표 개선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올 1분기부터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던 경기의 개선흐름이 2분기에 이어지느냐가 향후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미약하지만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경기가 유동적이어서 회복세가 확고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최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추가적인 재정확장 정책 시행에 대해서는 상반기 끝까지 경기 흐름을 지켜보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할 때 결정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기자들과 만나 "2분기 경기흐름이 앞으로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해 최 부총리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추가 부양책을 쓸지는 2분기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두 경제수장의 공통된 생각인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4월 들어 소비지표 개선 흐름이 감지되자 13일로 예정됐던 성장률 전망치 발표 일정을 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

금융연구원 측은 "4월 경제지표가 1분기까지의 추세와는 다르게 호전될 가능성이 있어 올해 경제전망 수정 발표는 4월 지표가 나오는 5월 말이 지난 후에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의 일부만을 가늠할 수 있는 유통업체 매출자료만으로 경기회복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신용카드 사용액 등 입수한 4월 소비 관련 지표를 살펴봤더니 1분기보다 호전되는 신호가 감지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흐름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지속가능한 것인지의 판단은 현 시점에서는 이르다"고 말했다.

산업활동 등 다른 공식 경기지표가 5월 말이 돼서야 나오기 때문에 일부 소매판매 잠정 데이터만으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내수와 함께 경제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수출은 4월(통관기준) 작년 같은 달보다 8.1% 줄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작년 4월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부진했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올해 4월 소매판매 지표가 나아 보이게 만든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작년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확장책, 저유가 등의 효과가 겹쳐 나타나면서 2분기 들어 경기회복세가 다소 나타나기는 할 것"이라며 "다만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약하고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4월 유통업체 판매가 호조로 돌아서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4월의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에 경기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