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1년 만에 최고치…정유업계 부진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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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1년 만에 최고치…정유업계 부진 벗어나나
  • 김영목기자
  • 승인 2021.03.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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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주유소. (출처=뉴스1)
서울의 한 주유소.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기자] 정유사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 최악인 5조원대 적자를 본 정유사들의 실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2~26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둘째주(배럴당 3.7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최소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는데, 이를 넘은 건 2019년 10월 둘째주(5.8달러)가 마지막이다.

아직 정제마진이 4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한 건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정유 4사는 총 5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바 있다.

정제마진이 상승한 이유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기습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 정유설비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진 측면이 크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며 극단적으로 낮았던 정제마진이 정상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번 한파에 따른 설비 가동 차질은 높아졌던 제품 재고의 소진을 야기하며 정유 업황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21일에는 10.01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최근 배럴당 60달러대를 지속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가격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실적도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정유사는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한 후 수송 등을 거쳐 국내 판매까지 1개월 이상 걸리는데, 이렇게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상승하면 그만큼 비싸게 팔아 재고평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1월 50달러대에서 산 원유를 60달러대를 기준으로 팔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석유제품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 요인이 아니라 백신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돼야 비로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향후 정제마진 자체보다는 제품 재고의 변화를 통한 시황 판단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