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중단' 속 타는 자동차 회사들…"납품 거부에 판매 부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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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중단' 속 타는 자동차 회사들…"납품 거부에 판매 부진까지"
  • 김진수기자
  • 승인 2021.03.09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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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출고 대기장에 출고를 앞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출처=뉴스1)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출고 대기장에 출고를 앞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기자] 공장이 잇달아 멈추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 거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들이 발목을 잡았다.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그만큼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하다 보니 다들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변수는 반도체 수급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산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오는 12일까지 중단한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15일이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주로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최근 쏘나타 판매가 주춤하면서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늘어난 재고를 먼저 정리할 계획이다. 아산공장은 지난해 23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에도 쏘나타 판매부진으로 일시 휴업한 바 있다.
 
실제 쏘나타는 지난해 판매량이 6만7440대에 그쳤다. 10만대를 팔았던 2019년보다 32.6%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물량 조절 차원에서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며 "탄력적으로 생산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주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은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공장을 멈추는 것은 현대차만의 일은 아니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서만 5번 생산을 중단했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일부 대기업 및 외국계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에 나선 것이 원인이다. 어음 대신 현금으로 결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부품 납품이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이 수차례 중단됐다. 다행히 최근 부품협력사들과 협의를 통해 생산을 재개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이다.
 

르노삼성은 노사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주간·야간 2개 조로 운영하던 공장을 주간 1개 조로만 운영한다. 생산 중단은 겪진 않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 
 
생산 중단이 보통 좋은 일이 아닌 부정적 이슈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동차 회사들도 민감하다. 이미지 악화는 물론 생산 중단에 따른 실적 감소까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서다. 

앞으로의 변수는 반도체 수급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생산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물량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주문이 들어와도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될 수 있어서다.
 
이미 한국GM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 중이다. 앞으로 생산계획도 반도체 수급 상황을 보며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도 반도체 수급에 긴장하고 있다. 매주 점검 회의를 하고, 본사까지 나서 물량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모든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반도체를 재고가 부족한 곳에 우선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량 생산계획 조정과 반도체 메이커와 협상 등을 통해 가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반도체 부품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수급에 따라 공장이 멈출 수도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확보가 앞으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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