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주가 폭락 잇따라 …증시 거품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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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주가 폭락 잇따라 …증시 거품 우려 확산
  • 피터 조기자
  • 승인 2015.05.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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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감 후 거래소 정경

[코리아포스트= 피터조기자]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종목이 속출하자 거품이 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골딘파이낸셜과 골딘부동산은 전날 각각 43%, 41% 폭락했다.

주가 추락으로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각각 120억달러(13조1천억원), 46억달러(5조원)가 사라졌다.

이틀 전 중국 태양광업체 하너지(漢能)박막발전의 주가 폭락 전철을 '골딘그룹주'도 그대로 밟았다. 하너지의 주가는 지난 20일 47% 폭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90억달러(20조8천억원) 증발했다.

시장은 세 기업의 '닮은꼴 운명'을 주목했다. 하너지의 주가는 최근 2년간 600% 폭등했고 골딘파이낸셜은 올해 356% 급등했다.

최근 몇 년간 박스권에 머문 골딘부동산 주가는 올해 3월부터 급등세를 탔으며 주가 폭락 전까지 두 달 만에 384% 올랐다. 지분이 회장 등 소수에게 편중됐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리허쥔 하너지 그룹 회장은 하너지의 지분 75%가량을 갖고 있다. 골딘파이낸셜과 골딘부동산의 경우 판수퉁 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70%, 65%에 이른다.

지분이 한 사람에게 몰리다 보니 유통 물량수가 적어 거래 물량에 따라 주가의 진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이들 기업 주가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사전에 나오기도 했다.

홍콩 금융당국은 지난 3월 판 회장을 포함한 20명의 주주가 골딘파이낸셜 지분을 약 9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주가 폭락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들 기업의 연결고리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월 하너지는 하너지 그룹과의 공급 계약과 관련한 자문사로 골딘파이낸셜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하너지박막발전의 매출 대부분은 모회사인 하너지 그룹에서 나온다. 하너지 그룹은 하너지박막발전이 공급한 박막을 활용해 태양광 패널을 만든다.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증시와는 달리 홍콩 증시에는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당국이 개입할 장치가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이후 많은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에 흘러들기도 했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홍콩 증시가 올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거품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거품 우려 속에 실제로 주가 폭락 기업이 속속 나오자 홍콩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FT는 "홍콩 금융당국이 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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