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불 때 움직인 尹…"입당·경선 염두한 정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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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불 때 움직인 尹…"입당·경선 염두한 정치 행보"
  • 김진수
  • 승인 2021.06.0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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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잠행을 끝내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국민의힘 입당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연쇄 소통'에 깔린 정치적 함의를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당'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져 '존재감'과 '당내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안배라는 분석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 정진석 의원과 비공개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9일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권성동 의원과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자인 초선 윤희숙 의원과도 회동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전화 소통'을 통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에서 "제3지대나 신당 창당은 없다"고 말했다. 24일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몸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대선 출마 선언이나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꾸준히 넓히는 행보를 취해 '입당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입장을 정리하기 전까지 정치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을 한꺼번에 만나고 있다"며 "사실상 (입당)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윤 전 총장이)보폭을 넓히는 것 같다. (정치 행보가)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 입당 절차를 밟는 수순이 자연스럽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이 행동에 나선 '시점'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준석 돌풍'으로 흥행한 타이밍에 '존재감'을 부각해 여론의 관심을 집중하고, 동시에 당내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이중포석' 전략이 대표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준석 후보의 '돌풍 효과'로 변화와 혁신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때 윤 전 총장이 정치적 메시지를 내면 변화에 동참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변화의 견인차가 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대선 경선을 위한 당내 조직기반이 필요하다"며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직전, 전당대회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을 때 움직이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간접적으로 '입당 가능성' 내비쳐 당 대표 경선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고도의 정치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이 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당 대표 본경선을 앞두고 전향적인 정치 행보를 보인 것은 '나를 입당시키는데 누구보다 열정적인 후보를 선출해달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일종의 선거공학적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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