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권유로 '내로남불' 청산의지...송영길 "입장 밝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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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탈당권유로 '내로남불' 청산의지...송영길 "입장 밝히라"
  • 박영심
  • 승인 2021.06.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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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출당이라는 강경 조치를 발표함으로써 '내로남불' 논란을 씻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민주당이 자당 의원들에 대한 엄정 대응을 발판으로 삼아 국민의힘에도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공세에 나설지 주목된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영길 대표는 전날(8일) YTN 인터뷰를 통해 "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데 다섯 후보 모두에게 집권당 대표로서 만약 당대표가 되면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에 어떤 입장인지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12명에 대한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자 탈당권유 및 출당이라는 강수를 뒀다.

해당 12명은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서영석·임종성(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 등이다.

민주당은 특히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차단하고자, 해당 의원들이 의혹을 소명하는 절차조차 생략했다.

이에 우상호·김한정 등 의원은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당적을 유지한 채 의혹을 소명하겠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지도부는 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이 지속해서 탈당을 거부할 경우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이같은 방침을 정한 배경에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회로 삼아 부동산 투기와 내로남불 논란으로 악화된 민주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너무나 국민적 불신이 크고 내로남불, 부동산에 대해 예민하다"며 "이 때문에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탈당 상태에서 수사에 협조하고 혐의를 깨끗하게 벗어 다시 당으로 돌아와 주실 것을 부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부동산 관련 의혹을 털어내는 동시에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에 나서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4·7 재보궐 선거 참패를 비롯해 줄곧 수세에 몰렸다. 

우선 야당은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 조사를 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여당은 이런 야당의 주장에 대해 감사원법상 국회의원은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비판해왔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무감찰을 받자는 게 아니다. 회계감사의 전문성이나 여러 가지 투명성을 볼 때 권익위보다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원에게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또 감사원의 기능이 헌법상 정해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요청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국민 공익청구를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의지만 있다면 원포인트로 법 개정을 하든지 해서 받아야 한다.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감사원을 통해 부동산 전수조사를 받겠다는 야당의 주장이 얼마나 많은 동의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다른 야당에서도 국민의힘에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제 국민의힘만 남았다.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받겠다는 건지 못 받겠다는 건지 솔직한 입장을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저부터 권익위에 서류를 제출하고 철저하게 조사받겠다"며 국민의힘에 권익위의 전수조사에 동참하라고 했다.

비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후 권익위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위한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으로서는 내홍을 감수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띄운 셈인 만큼, 다른 야당과 함께 국민의힘에 전수조사를 요구하면서 국면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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