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자신하던 당심...계파 사라지고 영남권에 초선 대거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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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들 자신하던 당심...계파 사라지고 영남권에 초선 대거 입성
  • 박영심
  • 승인 2021.06.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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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을 좌우할 당심(黨心)이 민심을 따를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이른바 '조직표' 동원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전망으로, 계파 종식과 영남권 초선의 대거 입성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팎에선 차기 당 대표 선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가 본경선에서 대세를 입증할지, 나경원·주호영 후보 등이 역전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다면 이는 보수정당 역사상 첫 30대 대표의 탄생으로, 정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파격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만 하더라도 그의 당선을 예측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 대표 선출 규정에서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당원 투표 70%'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후보가 예비경선을 8명의 후보 중 1위로 통과하면서 이 같은 예측은 일단 빗나갔다. 주목할 부분은 당원 2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다.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경선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던 이 후보지만 정치권에서는 실제 당원들의 마음은 민심과 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여니 이 후보는 당원들로부터 31%의 지지를 받아 32%로 1위를 기록한 나경원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만 내리 다섯 번 당선된 주호영 후보와의 격차는 11%포인트(p)였다.

본경선 투표에 나설 당원이 약 32만8000명이고 이 가운데 2000명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임에도 이 후보가 중진 의원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나·주 후보는 당심이 자신에게 결집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당내에서는 당심이 결국 민심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과거 '친박근혜계'(친박계)와 '친이명박계'(친이계)로 대표되던 계파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한쪽 계파가 당권을 잡을 경우 반대쪽 계파가 위축돼 각 계파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강하게 뭉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친박계와 친이계가 사실상 소멸한 지금은 당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끌 수 있는 최적의 당 대표, 특히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낼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남권에 초선이 대거 진출한 점도 이런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투표권이 있는 당원의 대다수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 몰려 있다. 해당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대부분 현역 의원이 맡는데 국민의힘 소속 영남권 전체 의원 50명 중 절반 가량인 24명이 초선이다.

국회가 개원한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초선들이 모집한 당원 숫자가 미비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입김이 과거부터 있던 당원들에게까지 미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일명 '태극기부대'로 일컬어지는 강성 당원들은 이미 당을 떠났고 남아있는 당원들은 어느 정도 합리적 판단을 하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당내 누군가의 말에 휩쓸리기보다는 민심과 내년 정권교체 적임자 등을 두고 가치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이뤄진 당원 모바일 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36.1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수십만명 규모의 선거인단 제도를 도입한 이후 역대 투표율이 14.1~31.7%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을 보인 셈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관위는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한다. 따라서 투표율은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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