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국민주' 삼성전자 가장 많이 샀는데 정작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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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국민주' 삼성전자 가장 많이 샀는데 정작 '마이너스
  • 김진수
  • 승인 2021.06.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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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스피가 3000 시대를 사상 처음으로 연데 이어 지난 25일 3300선 마저 뚫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는 상반기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평균 8.4%의 수익률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이 기간(1월1~6월22일) 코스피 상승률인 13.6%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기관 41.8%, 외국인 35.6%의 수익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동학개미의 성적이 저조한 이유는 '최애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히려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또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가 부진했던 탓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순간의 대박이 아닌 우량 종목을 장기보유하는 식으로 동학개미의 투자문화가 비교적 건강하게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학개미, '국민주' 삼성전자 가장 많이 샀는데 정작 '마이너스'

27일 <뉴스1>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 기관, 외국인의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쳐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상장지수펀드·ETF 포함)의 평균 수익률(현금배당 포함)은 기관이 41.8%로 가장 높았다. 외국인도 35.6%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그러나 개인은 8.4%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해들어 개인의 투자 스타일은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상승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형 ETF 또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곱버스' 상품 등이 포진해 있었는데, 올들어서는 대형주들로 채워졌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종목 중 6개가 담겼다. 반대로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KODEX 레버리지'(이하 수익률 21.3%)와 'KODEX WTI원유선물(H)'(51.5%)이 있었다.

문제는 '국민주이자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다가 마이너스 수익률(-0.8%)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30일 8만1000원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달 22일 8만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1분기(1~3월) 반도체 실적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상반기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주이면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를 2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는데, 비슷한 이유로 수익률은 2.9%에 그쳤다. 개인의 순매수 8위 종목인 삼성전기도 마이너스 수익률(-2.3%)을 기록했다.

나머지 종목 중에서는 카카오의 수익률이 104.1%로 가장 높았다. 최근 카카오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NAVER(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매수세가 강해 삼성전자에 이은 제2의 국민주로 등극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관, 유가상승 속 원유상품…외국인, BTS 인기 속 하이브 'Pick'

성적이 제일 좋았던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업종은 바이오, 정유, 통신, 건설 등으로 다양했다. 기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2.4%)를 가장 많이 샀고, S-Oil(51.0%), KT(35.4%)가 뒤를 이었다. 기관은 개인이 많이 팔았던 'KODEX WTI원유선물(H)'(51.5%)과 'KODEX 레버리지'(21.3%)를 많이 사들여서 수익을 내기도 했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오른 국제유가 덕분에 'KODEX WTI원유선물'의 수익률이 좋았다. 

기관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24.3%)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13.4%)에서 손해를 봤다. 역대급 청약증거금으로 흥행 기록을 세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기대와 달리 지난달 11일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잇고 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추종하는 코스닥150 지수도 연초부터 1400선에 머물러있다.

외국인은 LG화학(2.2%), SK텔레콤(34.9%), 'TIGER MSCI Korea TR'(8.8%)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TIGER MSCI Korea TR는 MSCI 코리아 총수익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편입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분배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인덱스펀드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구성한 업종은 화학, 통신, 금융 등이었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9위에 하이브를 올려 104.9%의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 4월까지 종목명이 빅히트였던 하이브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BTS가 빌보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외국인은 반면 순매수 상위 7위 엔씨소프트에서 마이너스 수익률(-12.8%)을 기록했다.

◇코스피만 봤을 때도 기관이 1위…동학개미는 코스닥에서 -1.4%

같은 조건에서 ETF를 제외하고 시장별로 봤을 때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이 39.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어 외국인(38.5%), 개인(16.2%) 순이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위에는 테슬라 못지 않은 주가 급등세로 '흠슬라'(HMM+테슬라)로 불린 HMM이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은 무려 210.4%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이 36.2%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외국인은 35.7%로 기관을 바짝 추격했다.

기관은 YG엔터테인먼트(16.8%)와 에코프로비엠(22.9%), 엘앤에프(31.8%) 순으로 많이 샀다. 순매수 상위 5위 에코프로(-15.6%), 10위 셀트리온제약(-30.1%)에서는 손해를 봤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 반도체, 소재, 2차전지 등의 업종이 주류를 이뤘고 바이오는 휴젤(23.2%)이 유일했다. 솔브레인(20.6%), 리노공업(25.3%), 아프리카TV(80.3%) 순으로 많이 샀다.

반면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4%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바이오주였다. 6개 종목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2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순매수 규모 순으로 컴투스(-19.0%), 알테오젠(-34.7%), 씨젠(-26.1%) 등에서 모두 파란불이 들어왔다. 순매수 4위 셀리버리(6.0%), 6위 원익IPS(9.6%) 등 2개 종목만 플러스 수익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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