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관리, '확진자' 아닌 '치명률' 따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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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관리, '확진자' 아닌 '치명률' 따지는 단계?
  • 김나진 기자
  • 승인 2021.08.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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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명동 거리(사진출처:뉴스1)
지난 6일 서울 명동 거리(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나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도 독감(인플루엔자)처럼 '치명률 관리'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론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 백신 접종률이 미흡하고 투약 편의성이 높은 치료제가 없다보니 여전히 '확진자 감소 관리'쪽으로 방역 중심을 둘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제 요소들이 준비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방역 중심이 전환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정부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이 같은 전환은 국민 70%의 1차 접종이 완료되는 9월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돼 내년 상반기 이뤄질 가능성이 나온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수도권 '정체', 비수도권 '확산' 상태로 여전히 우려 수위가 높다. 

수도권은 새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를 적용한지 각 5주차,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4차 유행 장기화를 전망한 상태다.

방역대응을 치명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이 같은 유행 장기화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코로나19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일 ‘자영업자 현장 간담회’에서 4단계 철회와 함께 거리두기 체계를 치명률·중증환자 비율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치명률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바꿔야한다는 말에 공감하고, 그럴 단계가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치명률 중심 방역으로 전환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분간 현 체계로 유행 통제해야…집단면역·먹는약·글로벌 변이 감시체계 등 필요"

정부는 이에 대해 현재는 어렵지만, 올 9월 이후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일상적 감염병으로 자리매김해 성공한 사례가 아직 없다"면서 "당분간 현 체계 내에서 유행을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치명률 중심 방역 전환을 위한 선행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준비 중인 3가지를 언급하며 그 가능성을 열었다.

정부가 밝힌 필요 조건은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효과적인 먹는 치료제 △변이에 대한 글로벌 감시 체계 등이다.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이 같은 조건이 잘 갖춰져 있어 일생생활 속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독감을 예로 들면, 매년 유행균주를 예측해 고위험군 등을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특정 제품처럼 경구용으로 투약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다"면서 "동시에 감시와 모니터링체계가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도 치명률 위주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최초 유행인 만큼 예방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우선 달성해야 한다"며 "지금도 효과적인 치료제는 있지만 정맥투여인 만큼 투약기간이 길어, 더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세계 변이 출현과 그 특징 등을 잘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굳건히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9월 1차접종률 70% 목표, 먹는 약 구매 추진…국산 백신 확보에도 속도"

권 부본부장은 올 하반기부터 유행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판단하며 사실상 치명률 위주 정책이 머지않아 실현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예방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고, 치료제 확보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코로나 극복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희망을 갖고 조금 더 인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9월까지 국민 70% 이상에 대한 1차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2차접종까지 완료해 집단면역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1차 접종률이 40%를 넘은 상황으로 이달 말까지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료제 확보도 진일보 단계에 있다. 현재 미국 제약사 MSD(미국 법인명 : 머크)가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정부는 선구매 계획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국내 기업 셀트리온도 투약 편의성을 높인 흡입형 제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해외 백신을 사용 중이지만 국산 백신 개발도 중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권 부본부장은 "국산 백신이 개발, 생산돼 앞으로 백신 물량 걱정없이 어떤 변이주가 출현해도 자체 물량으로 추가접종이 가능하다면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은 9곳이 국산 백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신청한 상태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특별한 감염병에서 먼 장래에 일상의 감염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9월 이후 우리에게 단계적으로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