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역대 최대 상승...'고점경고·사전청약'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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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값 역대 최대 상승...'고점경고·사전청약'도 무용지물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1.08.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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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26(사진출처: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26(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명옥 기자]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와 사전청약 시행에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은 여름 휴가철 등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강남권 재건축과 중저가 아파트 단지 양쪽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사전청약의 높은 경쟁률로 다수 탈락자가 예상되면서 매수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값, 통계 작성 후 최고 상승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37% 오르면서 상승세를 키웠다. 이번 변동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도 0.2% 오르면서 2019년 12월 셋째 주(0.2%)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부동산원은 "여름 휴가철과 코로나 확산 등으로 거래는 줄었으나, 중저가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지역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큰 노원구는 0.37% 올라 강세를 보였다. 송파구(0.22%)와 서초구(0.2%), 강남구(0.18%) 등 강남3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저가 지역인 도봉구(0.26%)와 중랑구(0.21%)도 가격이 뛰었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37%, 0.47% 상승했다. 경기는 군포시(0.85%), 안양 동안구(0.76%), 안성시(0.84%), 오산시(0.81%), 의왕시(0.74%) 등을 중심으로 오르면서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민간 통계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0% 올랐는데, 노원구(0.20%)는 전체 평균보다 2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는 11주 연속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노원 중계동 주공5단지와, 양지대림1·2차, 월계동 동신아파트는 일주일 만에 2500만~5000만원 올랐다.

신도시(0.03%)는 △평촌(0.19%) △중동(0.09%) △분당(0.04%) △산본(0.04%) △일산(0.03%) △판교(0.02%) △파주운정(0.02%) 순으로 올랐다. 반면 광교(-0.10%)는 일부 단지에서 급등한 가격이 조정되면서 원천동 광교아이파크가 3000만원 하락했다.

경기·인천(0.07%)은 △인천(0.12%) △남양주(0.10%) △오산(0.09%) △평택(0.09%) △양주(0.09%) △구리(0.08%) △수원(0.08%) △시흥(0.08%) 순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 '고공행진'…새임대차법 이후 최대

전셋값도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21% 올랐다.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0.28%, 0.14%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8% 올라 6주 연속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학군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위주로 오르는 모습이다. 강북 지역은 노원구(0.21%), 용산구(0.19%), 은평구(0.16%), 성북구(0.15%) 등이 올랐고, 강남 지역은 송파구(0.24%)와 서초구(0.19%), 강남구(0.13%) 등 강남3구의 상승폭이 높았다. 양천구(0.28%)는 목동신시가지 위주로 올랐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31%, 0.33% 상승했다. 지방에선 울산 0.27%, 대전 0.24%, 부산 0.11%, 대구 0.08%, 광주 0.08% 등을 기록했다. 제주와 충북도 0.45%, 0.24%씩 올랐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0.17%) △성동구(0.15%) △동작구(0.14%) △강동구(0.13%) △광진구(0.13%) △강북구(0.12%) △양천구(0.12%) 순으로 올랐다.

도봉구에선 도봉동 한신이 1000만원 올랐다. 성동구에선 하왕십리동 텐즈힐1, 금호동1가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금호동4가 금호대우가 1500만~3000만원 올랐고, 동작구에선 신대방동 현대, 상도동 상도삼호의 중대형 면적이 1500만~4000만원 올랐다.

◇사전청약에도 시장 수요 충족 '역부족'

여름 휴가철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시장의 불안도 아파트값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사전청약이 시작됐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인천계양, 남양주진접2, 성남복정1 등 3개 지구 3955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결과, 총 4만328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사전청약 물량의 대다수가 소형 면적으로 구성돼 수요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다.

1차 사전청약 물량 4333가구 중에서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는 73가구에 그쳤다. 인천계양 특별공급 전용 84㎡ 20가구에는 4796명이 신청해 239.8대 1의 최고경쟁률이 나왔다. 지난 4일부터 진행 중인 사전청약도 전체 378가구 중 84㎡는 17가구 뿐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사전청약 당첨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매수를 서두르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수 수요 증가로 집값이 오르는 등 시장 불안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서울에 공급 물량은 부족하고 가격은 치솟은 탓에 외곽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전청약으로도 시장의 수요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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