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 우위 시장 속 '파죽지세'로 오르는 집값 상승...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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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자 우위 시장 속 '파죽지세'로 오르는 집값 상승...이대로 괜찮나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1.08.1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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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26(사진출처: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26(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명옥 기자] 정부의 고점경고·물량공급 카드에도 전국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체 거래량이 줄어들었지만, 호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되레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13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8월 둘째 주(9일 조사)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시장 불안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광진구(0.61%)에 이어 △성동구(0.61%) △노원구(0.58%) △도봉구(0.56%) △강서구(0.56%) 순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에서는 오산(1.47%)과 안성(1.20%), 인천에서는 부평구(1.16%)과 계양구(0.97%) 등이다.

 

인천의 주간상승률은 0.71%로 전주(0.62%)를 넘어섰다. 경기는 0.44%에서 0.65%로 상승폭을 확대했고, 서울 역시 상승폭이 소폭(0.23%→0.38%) 올랐다.

 

서울의 매수자·매도자 동향지수는 112을 기록했다. 지난달 5일 102로 100을 넘긴 이후 한 달 가까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

 

추세로는 최근 3개월여 동안 꾸준히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4월과 5월 조사에서 75.3이었던 지수는 지난달 19일(104.9→103.4) 소폭 조정 외에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수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숫자가 같을 때를 100으로 놓고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매도자가, 100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더 많은 것으로 표현한다.

 

같은 날 발표한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8월2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상승 폭은 0.02%포인트(p) 확대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상승폭을 키웠다. 수도권은 1주 만에 0.39% 오르며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4주째 경신했다. 서울은 전주와 같은 수준의 상승폭인 0.20%를 유지했다. 0.20%는 1년 8개월 내 최고치다.

 

부동산원은 "여름 휴가철과 코로나 확산 등으로 거래는 줄었으나,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구축과 주요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발생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수적·심리적 우위에 위치한 매도자가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수요자가 높아진 가격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서구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예전에 비하면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눈치를 보는 양상인데, 매물 자체가 없어서 나오는 족족 나온 급한 수요자가 '호가 거래'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호가 거래가 이어지는 양상에 우려를 표하고, 매물 출회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도자 우위 시장 속에서 매수자가 교섭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라며 "가격에 대한 피로감과 거래량 감소, 금리 인상 전망 등이 누적되면서 임계점이 다가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함 랩장은 "거래량의 감소가 계절적 비수기도 있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실거래가가 풍부하지 않으니까 호가 거래 때문에 우상향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연구위원도 "매물이 없으니까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지금이 고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열 국면인 만큼 단기 급등지역이라도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경고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쏟아낸 공급계획도 당장의 물량 증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호가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상황을 분석하고 "우상향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특단의 즉각적인 물량 출회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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