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고민은 '현재진행형'…금리 얼마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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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리 고민은 '현재진행형'…금리 얼마나 더 오를까
  • 박영심 기자
  • 승인 2021.09.22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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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 8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 8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에서 0.75%로 한차례 인상한데 이어 추가 금리인상 시점을 두고 저울질을 거듭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과 과도한 자산시장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장이라도 기준금리를 대폭 올려야겠지만,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후폭풍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아기 걸음을 걷듯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단위로 조금씩 움직일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사상 최저 0.50%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데 이어 연말까지 0.25%p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로는 10월 12일과 11월 25일 등 두 번이 남아 있는데, 이 가운데 한 회의에서 현행 0.75%의 기준금리가 1.00%로 오를 거란 얘기다.

 

관건은 내년이다. 금융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내년 한 차례(0.25%p)에 걸쳐 1.25%까지는 오를 것이란 의견이 다수 제기된다. 다만 국내외를 통틀어 대형 변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논의할 경우 11월쯤 테이퍼링이 시작돼 내년말쯤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며 "미국의 테이퍼링 스케줄이 앞당겨질수록 국내에서도 매파적 시그널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정치권발(發) 회오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3월에 만료되는데다 3월 대선, 5월 새 정부 출범이란 '빅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는 한은 총재에 대한 임명권을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통화정책에 있어 무시 못할 변수다.

 

물론 내년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좋아지면 기준금리가 1.25% 이상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지만, 새 정부 출범이 끼어 있는 내년 상반기에는 금통위가 금리 인상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금융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선 현행 0.75%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에 비해 2%포인트(p) 가까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다. 보고서는 적정 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갭), 잠재 성장률 등을 고려한 금리 정책 운용 방법론인 '테일러 준칙'에 따라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추정했다. 그 결과 현재 기준금리는 적정 기준금리인 2.55% 수준보다 1.8%p 정도 낮았다.

 

한은이 현행 0.75%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인상해 1.00%가 되더라도 0.25%p씩 7번은 더 올려야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금융업계에선 '베이비 스텝'이 회자된다.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p씩 점진적으로 올리면서 그에 따른 파급 효과를 관찰하는 통화정책 방식이다. 1990년대 중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도입해 '그린스펀의 베이비 스텝'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조절"이라며 "기준금리를 1년새 급격히 올리면 경기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년에 걸쳐 서서히 인상해서 경기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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