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 메르스바이러스, 119는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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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전파자' 메르스바이러스, 119는 막아냈다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6.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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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김정미 기자] 14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인 A(35)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십명에게 병을 옮겨 평택성모병원의 첫 확진자와 함께 '슈퍼전파자(Super Spreader)'로 불린다.

삼성서울병원에서 A씨에게 노출돼 감염된 환자는 11일 현재 최소 55명에 이른다. 최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병원 의사(35번 환자·38)는 응급실 내 다른 환자를 진료하느라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 A씨로부터 메르스에 걸렸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A씨가 증세가 심한 상태여서 바이러스를 다량 뿜어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A씨와 30분 이상 '밀접 접촉'을 하고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A씨를 남부터미널에서 만나 삼성서울병원까지 이송한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119 대원 3명이다.

이들 3명은 A씨의 확진 판정 후 31일부터 자택에 격리됐다. 이들과 같은 출동차량을 이용하는 야간 교대 대원 3명도 같은 날 함께 자가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12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A씨와 직간접 접촉한 119 대원 6명 전원은 예정대로 이달 10일 격리에서 풀려났다.

격리 기간 이상 증세를 보인 대원은 한 명도 없었다 .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감염자보다 훨씬 밀접하게 슈퍼전파자와 접촉한 119 대원들이 단 한 명도 감염되지 않은 데 대해 안전처는 "119 서비스가 감염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덕분"이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확인된 다음날 곧바로 안전처는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신고 접수 때 발열증세가 확인되는 환자에게 출동할 때에는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는 메르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비등하지 않을 때였다.

이어 25∼26일에도 한 차례 더 같은 내용의 공문이 전국에 뿌려졌다.

개인보호장구 세트는 방호복, N-95 마스크, 장갑, 고글 등으로 구성돼 있어 출동과 환자이송 과정에 불편이 따르지만 지난달 27일 남부터미널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모두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안전처는 전했다.

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 환자와 수시로 접촉하게 되는 119 대원들이 그날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다면 자칫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킬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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