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르니쿠스와 쇼팽의 나라 폴란드, 한국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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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니쿠스와 쇼팽의 나라 폴란드, 한국에 오다
  • 안상훈 기자
  • 승인 2015.06.1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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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안상훈 기자] 피아노의 시인 쇼팽,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를 낳은 폴란드.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나라가 분할되는 비극의 역사를 지닌 폴란드는 18세기말부터 123년간 주권을 상실했다. 1차 세계대전 후 독립의 기쁨을 맛보았으나 그것도 잠시. 1939년 독일과 소련에 의해 다시 분할됐으며 2차 세계대전 후에는 소련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폴란드도 찬란한 역사와 예술을 꽃피우고 동유럽의 맹주로 군림하던 시절이 있었다. 폴란드 왕 스테판 바토리(Stefan Batory, 1533~1586)는 16세기말 러시아 원정을 감행해 여러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다. 폴란드의 화가 얀 마테이코(Jan Matejko)는 스테판 바토리가 러시아 프스코프(Pskov)의 거대한 요새를 포위한 끝에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담은 초대형 작품 '프스코프의 스테판 바토리'(폭6mx높이4m)를 남겼다. 이 작품은 19세기말 반러시아 봉기가 실패로 끝난 후 실의에 빠진 폴란드인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심어줬다. 얀 마테이코의 작품을 비롯해서 쇼팽(Fredric Chopin, 1810~1849)의 친필 악보, 중세 기독교 예술품 등 폴란드의 국보급 유물들이 한국을 찾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폴란드의 역사와 예술을 조명하는 '폴란드, 천년의 예술' 전시를 5일 시작한다. 크라쿠프국립박물관, 포즈난국립박물관, 바르샤바왕궁 등 폴란드 전역 19개 기관의 각종 유물 2백5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에서처럼 중세부터 20세기까지 폴란드 예술의 1천년 역사를 볼 수 있다.

▲ 얀 마테이코가 폴란드의 역사를 묘사한 작품 '프스코프의 스테판 바토리'(1870-1872).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유물인 '마주르카 마 장조 Op. 6 No. 3' 악보는 쇼팽이 폴란드 전통 무곡에서 영향을 받아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으로 잃어버린 조국을 향한 그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당시는 폴란드가 지도에서 사라진 비극적인 시기였지만 쇼팽은 폴란드 전통 선율을 담은 음악을 작곡해 많은 폴란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다.아울러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했던 자필원고, 당시 천문관측에 사용했던 도구 등 그의 사상과 지동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들도 선보인다. 이 자료들은 16세기 천문관측기구의 형태와 용도를 잘 설명해준다.
 이번 전시에는 기독교를 주제로 한 중세미술품 여러 점도 소개된다. 15세기 교회 건축의 중심이었던 제단을 장식한 조각과 제단화, 풍부한 색채의 성모상, 16세기~18세기 폴란드 귀족사회를 지배했던 정신문화인 '사르마티즘(Sarmatism)'이 반영된 복식, 무기, 공예품들이 선보인다. 당시 폴란드 귀족들은 자신들이 용맹했던 동방의 사르마티아 사람의 후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동방 스타일의 옷, 가문의 문장과 글귀를 넣은 초상화, 공예품 등을 제작했다.이번 전시를 계기로 강의, 영화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됐다. 5일 오후 2시 '폴란드 천년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폴란드 미술사학자 마리아 포프셴츠카의 특강이 열린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24일, 7월 29일, 8월 26일) 오후 6시에는 쇼팽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연주회가 극장용에서 진행된다. 7월 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폴란드 우츠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한 송일곤 감독의 진행으로 폴란드 영화상영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8월 30일까지 계속되며 1688-9891로 연락하거나 전시회 홈페이지(www.polandart.co.kr)를 방문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코리아포스트 영문 관련기사: http://koreapost.koreafree.co.kr/news/view.html?smode=&skey=Poland&x=40&y=13&page=2&section=165&category=192&no=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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