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유대주의 논란으로 조사받은 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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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유대주의 논란으로 조사받은 루브르 박물관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6.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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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포스트=김정미 기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이스라엘 학생들의 입장 예약을 거부했다가 반(反)유대주의라는 비난과 함께 사법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됐다.

17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미술사 강사 세피 핸들러는 지난달 파리를 방문한 학생 12명의 루브르 박물관 방문을 위해 예약 신청을 했으나 입장권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그는 파리의 관광명소인 13세기에 지어진 생트 샤펠 성당에 방문 예약을 신청했을 때도 유사한 대답을 들었다. 이상한 느낌이 든 그는 즉각 루브르 박물관과 생트 샤펠 성당 측에 유대인과 관련이 없는 '아부다비 미술사 대학'과 '피렌체 미술관'이라는 가명으로 방문 예약한 결과 아무런 문제없이 처리됐다. 핸들러는 "1년에 9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루브르 박물관이 우리를 거부한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일이 알려지자 파리 검찰은 이스라엘 학생들이 차별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차별 사실이 드러나면 최고 5년 징역형과 7만5천 유로(약 9천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 대변인은 이스라엘 학생들을 차별했다는 비난에 "매우 놀랐다"며 내부 조사 결과 반유대주의 행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물관 측은 "예약 주문이 넘쳐 컴퓨터 시스템의 오작동이 있었으나 핸들러가 나중에 가명으로 예약 신청했을 때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생트 샤펠 성당 관계자도 내부 조사에서 예약 시스템에 자주 고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담당 직원을 징계 조치하겠지만 유대인 차별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관광 명소의 해명에 대해 '텔아비브대학의 프랑스 친구들'이라는 프랑스 내 친 이스라엘 단체의 대표인 프랑수아 헤일브론 교수는 "상황의 엄중함에 비해 너무 차분한 반응"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반유대주의 논란은 유대계 프랑스인들로 부터 "우리는 대부분 프랑스 내 무슬림의 소행에서 비롯된 증오에 찬 발언과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이스라엘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프랑스 국적을 포기, 이스라엘로 귀환한 유대인은 6천658명으로 2013년의 3천263명, 2012년의 1천923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더타임스는 프랑스를 떠나는 유대인이 증가하는 것은 확산하는 이들의 피해 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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