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쿠바 헤밍웨이집 복구 나서…제재완화 첫 수출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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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쿠바 헤밍웨이집 복구 나서…제재완화 첫 수출사례
  • 피터 조 기자
  • 승인 2015.06.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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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민간 재단이 세계적인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쿠바 저택 개·보수 사업을 미국과 쿠바 양국으로부터 승인받아 본격 추진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의 '핀카 비히아 재단'은 헤밍웨이의 유품 보존시설을 만들기 위해 볼트, 너트, 스크루드라이버, 망치, 지붕 등 86만2천달러(약 9억5천만원) 상당의 건설물자를 쿠바로 보낼 예정이다.

미국의 건설물자를 쿠바로 수출하는 것은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 쿠바 자택에서 지인들과 식사 중인 헤밍웨이(오른쪽에서 두번째)

지난해 12월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통상금지를 일부 완화한 뒤 첫 수출 사례이기도 하다. 오바마 정부는 과학, 고고학, 역사 보전 등의 영역에 한해 쿠바 주민 지원을 위한 물자 수출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보내는 건설물자는 쿠바 수도 아바나 외곽의 헤밍웨이 저택 '핀카 비히아'에 방치된 그의 유품을 지키기 위한 최첨단 보존시설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내년까지 자택 옆에 실내 온도조절 기능을 갖춘 2층짜리 보존시설을 지어 덥고 습한 날씨와 열악한 시설로 훼손 우려가 제기된 9천권의 서적, 헤밍웨이의 원고, 수천 장의 사진, 헤밍웨이가 주고받은 편지 등을 잘 보존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보내는 각종 물자로 쿠바인 건축가와 근로자들이 직접 건축사업을 진행키로 해 사실상 양국의 공동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밍웨이의 저택은 쿠바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지만 새로 짓는 보존시설은 관광객 출입을 금지할 방침이다.

이 재단은 보존시설을 지어주는 대신 쿠바에 있는 헤밍웨이의 원고 등을 복사해 보스턴의 박물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헤밍웨이는 1939년부터 1960년까지 이 집에 살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등의 명작을 집필했고, 쿠바혁명 직후 미국으로 추방됐다가 1961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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