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은 역시 ‘신의 직장’, 집살 때 1% 저금리에 억대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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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은 역시 ‘신의 직장’, 집살 때 1% 저금리에 억대 대출
  • 브라이언 홍
  • 승인 2022.10.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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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폭등으로 주택마련을 위한 영끌 대출족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최저 1%대 초저 금리로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 산하 공공기업에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사내대출제도 현황을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내대출 제도 운영기관은 6곳으로 신용보증기금(신보), 예금보험공사(예보), 중소기업은행(기은), 한국산업은행(산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이다.

2017년부터 2022까지 이들 6개 공공기관이 직원에게 대출해 준 취급액은 43514400만원에 이른다. 이중 생활안정자금이 35632300만원(81.9%)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자금이 7323300만원(16.8%) 수준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해 7월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 개정으로 사내대출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관련 지침 제46조 제5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공기관이 주택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의 융자를 지원할 경우 대출 이자율은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가계자금대출금리(분기별 연동)를 하한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출한도는 주택자금 7000만원, 생활안정자금은 2000만원을 상한으로 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관련 지침 제6항에는 주택구입자금 융자는 무주택자가 85제곱미터 이하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는 규모 한도도 설정돼 있다. 사내대출을 위한 재원 역시 기관 예산이 아닌 사내 복지기금으로 충당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에도 신보는 올해 근속연수가 2년 이상, 무주택자인 직원들에 최대 13000만원 한도 내에서 주택자금을 빌리는데 연 1.7%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줬다. 13000만원 한도는 지난해 신보 직원의 평균 임금인 8579만원보다도 훨씬 큰 금액이다.

다른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캠코는 기재위 지침상 한도 규모인 85제곱미터 이상 규모의 주택에도 최대 16000만원 한도 사내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다. 2000만원 상한으로 운영되어야 할 생활안정자금도 연 이자 2.7%에 최대 50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무주택직원은 규모제한 없이 최대 13000만원 주택자금 대출 가능하다. 2000만원 한도로 운용되어야 할 생활안정자금도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상한을 높였다. 특히 이자의 경우 2.0%로 이는 시중 신용대출 평균금리(6.24%)3분의 1 수준으로 초저금리다. 더욱이 산은과 기은은 모두 은행예산으로 생활안정자금 대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자금이나 생활 안정기금 외 신용대출 역시 평균 금리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인 올 8월 한은기준 평균금리 (주담대) 4.35%, (전세) 4.45 였다. 한은기준 평균 신용대출금리 연 6.24%. 6개 공공기관의 사내 신용대출 이자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신보(2.33~3.33%), 예보(4.16~4.3%), 기은(3.87%), 산은(4.18%), 캠코(2.7%), 주금공(2.0%) 수준이다.

이에 기재부와 금융위가 나서 실태 조사 및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금융공공기관도 국민 눈높이와 경영혁신 차원에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는 과도한 복지제도는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제출된 혁신계획안에 따르면 한전은 주택 매입의 경우 3% 금리에 1억원 한도, 임차의 경우 2.5% 금리에 8천만원 한도로 직원 대상 주택자금 대출 제도를 운영 중이다. LTV도 적용하지 않는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주택을 구입할 때 1.67%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5%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돈을 빌려준다. 모두 LTV는 적용하지 않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2.9% 금리에 한도 9천만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준다. 한국도로공사는 LTV 없이 1.95% 금리로 7500만원 한도 주택구입 대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까지 도달한 상황에서 일부 공기업 직원들은 '파격적' 혜택을 받는 셈이다.

이외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부동산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한국마사회,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조폐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광해광업공단, 강원랜드[035250],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한전KPS[051600], 한전KDN,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해양환경공단도 LTV를 적용하지 않거나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 혜택을 주는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혁신계획안에 지침에 맞춰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등 사내대출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LTV를 적용하고 한도를 낮추면서 금리도 은행가계자금 대출금리에 맞추는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JDC 등 일부 기관은 주택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 중 1개의 제도에 대한 개선 계획만 제출하는 등 혁신계획안도 부실하게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 계획을 제대로 제출한 기관도 실제 이행 여부는 미지수다. 사내대출 제도 변경은 노사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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