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범의 Propheta - 현대적 흉상(Bust)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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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범의 Propheta - 현대적 흉상(Bust) 조각
  • 박경범 미술담당 논설위원
  • 승인 2015.07.0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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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으로 흉상(Bust )이라 함은 특별한 사람의 업적을 기리거나 기념, 축하의 의미로
고대로 부터 널리 제작되어 왔다.
솜씨 좋은 조각가와 기념 대상인이 마주앉아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이른바 모델링에 기초한 점토 작업을 한다.

▲ Bust of former President Kim Dae-jung of the Republic of Korea, bronze, 600x400x840mm, 2011

 

▲ Former President Roh Moo-hyun, reinforced plastic, 600x400x840mm, 2011

전통적으로 모델과의 닮음. 인격. 품격 등을 고려하여 대상을 포착해 내는 작업이다.
흙 모델링이 끝나면 작가는 흙 작품 위에 석고를 발라 틀을 떠낸다.
그 틀에 과거에는 다시 석고를 부어 속을 채운 뒤 굳으면 겉틀을 떼어내고 속에 주형된 본래의
작품을 획득한다. 어쩌면 붕어빵 틀에서 붕어빵을 꺼내는 것과 비슷한 방법 이다.
마침내 획득한 석고 작품을 지난한 시간을 공들여 수정하고 나서야 작품이라 할수 있겠다.
흉상이 기념 대상측 으로 전달되는 최종 작품은 대체로 브론즈(Bronze) 상태의 작품이다.
그 외에 석조나, 간혹 철조로도 제작을 한 작품들이 있다. 기존의 흉상 제작 방법이다.

▲ Dreamer, 1992, Gallery de Seoul, reinforced plastic, 1992

인류의 역사 와 함께 조각은 더불어 발전해 왔다. 다산다복과 주술적 상징, 또한 자기 정체
성을 표현 하는 수단으로 가장 널리 표현되어 왔다. 실체적이고 (3D, 입체) 즉 물적인 조각
은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수 가 그림이나 동굴벽화 보다 많이 남아 있는 것이 그 예일 것이
다.
나름의 국가와 지역적인 특징과 사조로 진화한 조각은 파라오왕국 ,헬레니즘, 로만, 불교조각
등등을 거쳐 15세기 유럽의 문예부흥에서 정점을 이룬다.
우리나라는 북쪽 나라에서 유래된 영역과 안녕을 기원하는 표석인 돌 하루방이 비교적 기원
을 오래 두고 있다.

▲ Heaven, Earth and Man, bronze, stainless steel, 5000x3000x6000mm, 2009

고대의 흥망성쇄와 그 문화는 운명을 같이했다.
잊혀진 역사와 함께 우리의 문화유산도 많이 잊혀진 듯 하다. 고조선을 비롯해 발해,삼국인 고
구려, 신라, 백제와 조선. 그 외에도 언급되지 않은 한반도의 크고 작은 나라들...
그 나라들의 문화 유산중 이제 남은 것은 돌과 철로 된 불상들과 소수의 회화들, 불교 탱화 정도
이다. 대부분이 조선시대 작품들 이고 일부가 고려시대 작품들이다. 그나마 외국으로 상당수가
불법 유출되어있다. 어느 시기에 한국 고유 미술(조각 )은 그렇게 단절 되었다.
일제치하가 끝나고 한국미술(조각포함)은 다시 움트기 시작했고 한국전쟁을 겪고난 뒤 현대
에 이르러 이제는 그야말로 한국의 문 부흥시대가 도래된 듯 하다.
이렇게 한국 현대 미술은 서양미술에 기반을 두어 현재에 이른다.

▲ Self-portrait of Sculptor Park Kyung-bum, reinforced plastic, 600x400x800mm, 2011

 

▲ “My Queen, My Wife, My Love”, reinforced plastic, 600x400x800, 2011

흉상미술 이라 함은 한국에는 조선시대의 영정 (초상화)이 대표적이고 그 시대 초상조각은 사실
상 존재하지 않는다. 초상조각은 고대 서양에서 유행하던 분야였다.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초상조각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모델링기법이 대표적이다. 물론 약간의 데
폼을 (Deform)을 통해 재미를 준 작품도 더러 있지만 대다수가 사실기법으로 모델링 한다.
나의 조각(흉상) 작품은 이런 전통 기법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페이스 라이프 케스팅(Face life-casting )을 통한 작업이다.
라이프 케스팅 제작은 기념대상인 모델의 얼굴을 석고로 떠내는 방법으로 마스크팩을 하는
방법과 거의 유사하다.
이 방법은 모델이 의자에 앉아 3분여의 시간을 할애해 얼굴을 떼어 냄으로서 모델과 조각가의 만
남은 거의 끝이 난다.

▲ Encounter with God, bronze, 400x200x400mm, 2011

이후 조각가의 후반작업에 필요한 모델의 눈뜬 사진 (모델은 눈을 감고 케스팅함)과 전,후,
좌,우 사진을 촬영한 후 비로서 케스팅이 종료된다.
이는 기존 흙작업과는 또 다른 비주얼과 재미가 있는 디테일이 장점이다.
모델의 정직한 모습, 그 시간, 그 시대, 그 나이의 생각하는 표정과 긴장된 근육, 땀구멍 하나
하나 까지 표현되어 95퍼센트 이상 모델을 표현 해 낸다.
이후 조각가는 이 마스크를 토대로 후반 작업을 하게 된다.
눈을 감고 케스팅된 마스크를 눈뜬 사진을 통해 조각하고 소조하여 최종의 작품으로 품격 있
게 완성한다.

   
▲ Encounter with God, reinforced plastic, 4000x760x3600mm, installation, 2011
   
▲ Encounter with God, reinforced plastic, 760x650x800mm, 2011

라이프케스팅 으로 작품을 하는 작가들은 더러 있지만 그 중 유명한 작가는 미국의 죠지 시걸
이라는 작가가 단연 최고의 조각가이다.
하지만 그는 인체에 석고를 뜨고 그렇게 뜬 석고의 겉 표면을 그대로 사용 한다.
그렇게 표현된 모습은 석고를 뜰 때 나타나는 나이프자국(혜라자국 ), 보강을 위한 붕대자
국, 등이 남게 되는데 디테일 보다는 전체의 형태를 중요시 한다.
라이프 케스팅 방법과 조각, 소조로 흉상을 제작하는 조각가와 작품으로는 본 작가가
유일무이하다.

▲ Love, bronze, 600x500x950, 2009

흉상작품 (Bust)의 주제는 Propheta-선지자, 예언자이다.
그 형상은 흡사 신을 닮아있다. 나는 주위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신격
화 한다.
나는 나의 작품을 통해 신과 인간의 기원을 추적하고 인간과 신, 그리고 우주의 근원과 관련
된 모든 신화와 의문점을 초월한 세상의 아름다움을 구현 하고자 한다.
인간은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 대신 인간은 우주와(세상과) 조화를
이루면서 삶의 철학을 형성해야 한다.

▲ Flying like wind, bronze and stainless steel, 1800x1000x3700mm, 2009
▲ Dreamer V, plastic, steel, 700x700x1800mm, 1993

Propheta는 인류의 존재와 나의 인식, 나의 존재와 삶의 인식, 그리고 신과 나의존재 라는 다
소 무거운, 그러나 부제된 인류애의 복구와 희망, 인간의 품위와 박애 정신의 회복을 짊어지
고 예언하는 자의 표상이다.
평범과 비범 , 우주와 나. 신과 인간, 이는 절대 진리를 부정하고 개체는 전부요 전부는 개체(一卽多, 多卽一)라는 의상대사의 화엄사상과 닿아있다.
(조각가 박경범, 코리아포스트 미술담당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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