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신흥국들에 정리해고 태풍…한국도 감원작업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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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신흥국들에 정리해고 태풍…한국도 감원작업 시작됐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5.09.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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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조 기자] 24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광산 업체나 노르웨이·캐나다 등 산유국 석유기업들이 잇따라 대량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은 자원 신흥국에서 철수하거나 생산인력을 줄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감원이 시작됐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조선 분야 등에서 감원 계획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들까지 감원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다시 금융기관들까지 파급된다.

아프리카 광산

 ◇아프리카 광산·산유국 유전에 대량해고

글로벌 광물 기업들은 구리 등 광물 가격이 하락하자 아프리카 현지 광산의 생산을 축소하면서 인력도 줄이고 있다. 최근 잠비아에서는 스위스 광물기업 글렌코어가 모파니 광산 직원 4천3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글렌코어는 올해 상반기에만 6억7천6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루안샤도 발루바 구리광산에서 1천600명을 해고했고 캐나다의 바릭 골드도 잠비아 구리 광산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미국의 광산 및 에너지 생산기업인 프리포트-맥모란은 지난달 미국 내 광산 인력 10%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이달 들어 오일샌드 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직원 400명과 협력직원 100명을 정리한다고 밝혔고, 펜웨스트 석유는 400명 해고 등을 포함한 발전 방안을 내놨다.

산유국인 노르웨이에서도 이달 들어 오일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케어 솔루션스가 각국에서 유치한 고급인력을 포함해 5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로열더치셸은 하반기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나이지리아 등의 임직원과 계약직 일자리 6천500개를 감축할 계획이고 가스업체 센트리카도 영국을 중심으로 직원 6천 명을 줄일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올들어 5천명 이상을 내보낸 석유가스업계에 해고 외에 다른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브라질 등 자원신흥국 해고 확산 위기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브라질에서는 해고 확산 조짐이 뚜렷하다.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바스는 지난주에 외부 협력업체 직원 5천명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에는 폴크스바겐 직원 1만1천600명과 포드 모터스 생산 공장 직원 4천400명이 소속된 금속노조가 대량 해고 대신에 근무시간을 5분의 1 줄이고 임금을 덜 받는 방안을 사측과 합의했다.

지난달 다임러도 트럭 공장에서 1천500명을 해고하는 대신에 비슷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GM도 800명을 해고하려던 계획을 일단 접었다. 러시아에서는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가 올해들어 이미 3천6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추가 해고를 포함한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다른 국영은행인 VTB도 2천명을 내보냈으며 역시 추가 인력감축을 검토 중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8일 러시아 사업을 폐쇄하고 200명을 내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자원기업인 가스프롬과 로즈네프트의 대규모 사업들이 취소 혹은 연기됨에 따라 관련 일자리도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최근 수개월간 제조업과 광산업에서 이미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인도네시아 고용주협회는 소속 기업들이 올해들어 5만명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글로벌 성장 둔화의 진앙지인 중국도 제조업 경기가 더욱 나빠지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진국에서도 해고 잇따라

선진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에 대비해 미리 몸집을 줄이고 있다. 미국의 그루폰은 23일 타일랜드, 대만, 필리핀, 우루과이 등 7개국에서 철수하고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1천1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앞서 HP는 분사 과정에서 3년간 무려 3만3천3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는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에서 2천5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으며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시게이트는 지난 10일 실적 부진에 따라 인력의 2%인 1천50명을 연말까지 해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퀄컴은 실적 부진 등을 반영해 전체 인력의 15%, 약 4천500명 해고계획을 세웠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도 휴대전화 부문 중심으로 7천800명을 줄인다고 밝혔다.

◇한국도 구조조정 잇따르나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등 세계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에서는 이미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메이저 업체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연말까지 임원을 30% 이상 줄이고 2천~3천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2분기 해양플랜트 관련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은 대우조선은 부장급 등 1천300여명 중 30%(약 400명) 대해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단행한다. 또 조선업계 수주 감소로 인해 1년간 협력업체 일자리가 1만5천여개 가량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건설 중장비 등 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조직을 축소하고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휴대전화 업체 팬택은 최근 회생을 앞두고 남은 직원 900명 가운데 약 40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실시했으며 LG전자도 2분기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인력 20%를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 초에는 삼성전자가 매출 감소 전망에 따라 재무, 인사, 홍보 등 본사 지원부문 인력을 10% 줄이고 내년 일반 경비를 50% 감축했다는 관측이 나와 파장이 일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인력재배치 수준이라거나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대기업에 감원 바람이 불면 협력업체 등 업계 전반에는 태풍이 분다는 점에서 안팎에서는 불안감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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