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황명환 기자]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맞붙은 롯데와 두산 그룹이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 공약을 쏟아내며 점수 따기에 한창이다. 특히 총수들까지 전면에 나서 면세점 유치의 당위성을 호소하면서 유치전의 열기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신동빈 "5년간 1천500억 사회공헌"
오는 12월 특허가 끝나는 서울 시내 면세점 두 곳(소공점·잠실 월드타워점)을 모두 지켜야하는 롯데는 결국 12일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 연단에 신동빈 회장을 세웠다.
최근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져 대외 노출이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신 회장은 이날 직접 "롯데면세점이 세계 3위 사업자로 성장한 것은 35년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라며 "앞으로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롯데면세점이 앞으로 5년동안 사회공헌 분야에 1천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저 또한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롯데면세점의 비전 달성을 지원하고 독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발표된 '상생2020' 비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 중소 파트너사(협력사) 동반성장펀드 조성(200억원 규모) ▲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 2배로 확장 ▲ 중소브랜드 육성 목적의 '인큐베이팅관' 운영 ▲ '언더 스탠드 에비뉴' 100여개 조성을 통한 취약계층 자립 지원 ▲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한다. 이 같은 상생 및 동반성장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롯데면세점 내 '동반성장팀'도 연내 신설된다.
◇ 박용만 "면세점 영업익 10%이상 사회환원"
새로 서울 면세점 시장 진입을 노리는 두산도 '예비 신입'으로서는 매우 과감한 사회 공헌 계획을 제시했다.
두산은 만약 면세점 영업 특허를 따내면 매출이 첫해(사업연도 1년차) 8천억원, 2년차에 약 1조원에 이르고 5년 전체 특허기간에 약 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환원율을 최소 10%만 잡아도 5년간 약 500억원(5천억원×0.1)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얘기이다.
동 사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단순 기부금만 10% 정도 낸다는 것이고, 중소중견업체·소상공인·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은 별도의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두산은 기존 사업자 롯데의 특허 재승인 주장의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다른 사업자가 특허를 새로 받으면 기존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어렵다"는 롯데의 우려에 대해 동 사장은 "만일 어떤 면세점이 문을 닫게 되면 그쪽에서 일하시던 분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사 면세점 인력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동대문 주변 소외계층을 채용해 인력의 10%를 채우며, 30세미만 청년 비중을 46%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큰 만큼 독점 여부를 따지지 말고 수출기업으로 봐달라"는 롯데의 호소에 대해서도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정면 반박했다. 이 부사장은 "진정한 수출은 국내 제품을 발굴, 개발해 해외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지만 기존 면세점들은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영업 구조일 뿐"이라며 "우리는 개장 시점부터 전체 매장의 무려 40%를 국산 제품으로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