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통일정자 오픈…독일의 한국 랜드마크 기대
상태바
베를린 통일정자 오픈…독일의 한국 랜드마크 기대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5.11.26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독한국문화원 하루 10만유로 광고효과 추정…獨 '한반도 통일' 희망 축사

[코리아포스트=피터조 기자]   독일 수도 베를린 시내 한복판인 포츠담광장(포츠다머플라츠)에 통일정자가 세워졌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이 정자는 주독 한국문화원 자체 추정으로 하루 10만 유로(1억2천200만 원)의 광고효과를 가진 독일 내 한국 랜드마크이자 한독 양국 우호협력의 상징물로 기능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해외문화홍보원(원장 박영국)은 25일 오전(현지시간) 통일정자가 들어선 옛 베를린장벽 옆 포츠담광장 남단 현장에서 준공식을 열고 통일정으로 명명된 이 정자를 공식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모습 드러낸 베를린 '통일정', 환호하는 준공식 참석자들

한독의원친선협회 대표 등 양국 주요 협력틀의 중심축으로 역할하는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하원의원은 축사에서 "포츠담광장은 분단시절 죽음의 장벽이 동·서독을 갈려놓았던 장소"라고 지적하고 통일정 입지가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코쉬크 의원은 통독 25주년과 한국광복 70주년이 겹친 올해의 의미를 짚고나서 "이 정자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의 고통스런 역사가 이곳 포츠담광장에서 치유되고 독일과 전 유럽의 분단이 극복됐듯이 평화와 신뢰, 협력을 바탕으로 동북아에도 마침내 한국이 하나로 통일되는 그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쉬크 의원은 "한반도 통일은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며 "1989년초만 해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이듬해 독일통일이 찾아오리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근거를 들었다. 이리스 글라이케 신연방주(구동독 지역) 특임관 겸 경제에너지부 차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통일정을 동서독 분단과 재통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포츠담광장에 건립할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완공을 축하했다.

글라이케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긴장완화 정책은 여러 면에서 과거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도입했던 정책(동방정책)을 연상하게 한다"면서 "브란트 전 총리의 정책은 동서독 통일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란 정열과 균형 잡힌 관찰력을 지니고 단단한 판자에 강하게, 조금씩 구멍을 뚫어가는 작업'이라는 막스 베버의 표현을 빌려 "통독 경험은 내부적으론 정열과 균형 잡힌 판단력을 갖추고 여기에 외교적 여건이 더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한반도에도 모든 요소가 충족돼 통일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독일은 언제나 변함없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인 부인을 둔 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시장은 "드레스덴 한국인 관광객이 최근 들어 예년보다 40% 늘었다"고 호감을 표시한 뒤 "한국과 함께 독일 통일의 교훈을 나누고 싶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드레스덴에도 한국정자가 건립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축사를 대독하면서 "이 정자가 올해 3월 드레스덴에 설치된 '한국광장'과 함께 코리아 랜드마크가 되고, 베를린 시민은 물론 베를린을 방문하는 세계인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수 주독대사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의 현실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포츠담광장의 통일정자는 독일의 통일을 한반도의 현실로 이어가자는 소망과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베를린 시민과 관광객들이 통일정에서 잠시 쉬면서 한국건축미를 만끽하고 분단된 한국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함께 기원해주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자가 건립된 포츠다머플라츠는 1989년 11월 동독인들의 자유투쟁으로 무너진 베를린장벽을 주변에 뒀던 베를린 중심지역으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번 통일정 옆에도 장벽 실물 3개가 배치돼 상징성이 배가됐다.  주독 한국문화원은 베를린 시내에서 견줄 수 있는 광고판 2곳의 면적당 평균 광고효과를 기초로 통일정이 하루 9만9천525유로의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두 4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여된 통일정은 국내산 소나무류를 자재로 쓰고 창덕궁 상량정을 실측한 원형을 모방했으며, 독일 유명인사들의 통일 희망 메시지를 담은 기와는 창덕궁 상량정에 있는 문양을 그대로 사용했다. 문화재청 실측 자료에 따르면 창덕궁 상량정 규모는 지붕 위에 얹는 절병통 상단선까지의 최고 높이 8m 28.1㎝와, 정육각형 모양의 바닥 한변 길이인 2m 14.5㎝로 표현된다.

또한 '통일정' 글씨는 서예가 정도준 씨가 썼고,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 보유자인 김각한 명장이 그 글씨를 현판에 새겨넣었다. 앞서 주독 한국문화원은 2012년 9월 사업 구상에 들어가 베를린시와 설치 협의를 하고 작년 9월 승인 받은 뒤 올해 6월 화천군이 운영하는 화천한옥학교에 제작과 설치를 위탁했다. 화천한옥학교는 이후 베를린시 당국의 행정 절차에 맞춰 지난 8월 자재 반입을 개시하고 지난달부터 기초공사를 거쳐 기둥, 목공, 단청, 와공 등 순서별 건립 작업에 박차를 가해 공사를 완료했다. 이날 행사에는 축사를 한 이들을 비롯해 독일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홍일표, 강석호, 류지영, 박인숙 의원 등 양국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