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기인사·조직개편 내주초 임박…최태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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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기인사·조직개편 내주초 임박…최태원 선택은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5.12.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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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정상진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 8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첫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내주초 단행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애초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10월 말 제주에서 열린 CEO 합숙 세미나에서 SK의 독특한 지배구조 체제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이뤄낸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현 경영진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SK그룹 안팎에서는 주력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조직개편도 글로벌성장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차세대 성장 사업 분야를 보강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제주도에서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가 열렸다.

이같은 소폭의 인사나 조직 개편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장기 부재와도 무관치 않다. 최 부회장은 주로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담보할 신수종 사업 분야를 이끌어왔고 SK그룹으로서는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둔 현 시점에서 그의 빈자리가 더 커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천연가스(LNG) 에너지 자원이나 친환경 발전소,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사업 발굴 등에 주력해왔다. 당장 돈이 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SK뿐 아니라 국가 산업의 성장동력원이 될 분야를 맡아 오너십을 갖고 추진해왔다. 하지만 그는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을 옵션투자금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을 확정 판결받고 33개월째 복역 중이다. 이달 말이면 복역률이 약 80%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8월 사면을 통해 경영일선에 복귀해 CJ헬로비젼 등을 인수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으로 넥슬렌 공장을 준공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SK가 유독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최 부회장의 공백이 주요인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10일 재계와 SK그룹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는 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관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연료전지의 핵심인 분리막(LiBS) 기술을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그의 부재 속에 지난해 11월 독일 콘티넨탈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청정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셰일가스 확보 사업도 최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2010년부터 친환경 셰일가스에 주목하고 가스전의 조기 확보를 위해 애를 썼다. 그러던 중 최 부회장이 수감되는 바람에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됐고 SK E&S는 지난해 9월에야 가까스로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가스전을 인수할 수 있었다. 최 부회장이 공을 들였던 분야 중 하나는 이라크 재건 참여 사업이었다. 그는 2009년 방탄복을 입고 현지를 찾아가 당시 이라크의 실력자였던 알 샤리스타니 부총리로부터 재건사업 참여와 원유공급 약속을 받아냈으나 지금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적지 않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오너십이 핵심인 신성장 사업의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SK가 온실가스 감축형 중장기 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최 부회장의 역할이 절실한데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그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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