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고백' 7일만에 모습 드러낸 최태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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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고백' 7일만에 모습 드러낸 최태원 회장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1.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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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신년하례회 3년만에 참석…행사 5분전 취재진 피해 입장

[코리아포스트=정상진 기자]   '혼외자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는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4일 열린 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불륜 사실과 혼외자의 존재를 스스로 공개한 지 1주일 만이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취재진은 이날 혼외자 스캔들에 대한 최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 입구에 진을 치고 기다렸으나 그룹 관계자들이 행사장 입구를 통제한 가운데 최 회장이 다른 쪽 문을 통해 입장하고 빠져나가면서 질의 응답을 하지는 못했다.  SK 관계자는 "행사 시작 5분 전에 행사장 내로 별도의 동선으로 들어갔다"며 "최 회장이 앞으로 경영에 전념한다고 말했는데 혹시나 개인사로 오도되고 해석이 달라질까봐 많이 걱정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긴 하지만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저 자신과 모든 CEO들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SK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SK가 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성장해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고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당부사항 중 하나로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의 비용이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며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 확산해나가야 할 기업문화"라고 밝혀 연말 '스캔들 고백'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최 회장의 신년회 참석 여부는 전날 저녁까지도 결정되지 않았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최 회장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29일 불륜 사실을 공개한 뒤 서린동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업무를 봐왔다.

최 회장은 새해 첫 공식 행사인 신년회까지 불참하게 되면 본인의 스캔들로 인해 '오너 리스크'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룹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해 여론의 시선 등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 측은 "최 회장은 모든 잘못이 본인 때문이라고 인정했고 원만히 해결하겠고 앞으로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계속 개인사 때문에 그룹의 경영이나 신년사 행사의 취지 자체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신년회에 3년 만에 참석했다. 2013년에는 구속 직전이라 영상을 보내는 방식으로 참석했으며 2014년, 2015년에는 수감 중이어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대신 행사를 주재했다.

최 회장이 이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펴 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일 SK가의 차례에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나란히 참석했듯 노 관장과도 공개적인 마찰을 빚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당분간 양측의 소송전도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000660]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경영 현황을 논의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협의하는 등 이미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고 SK그룹은 밝혔다. 이달 말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신년회 참석은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혀 향후 정상적인 경영 행보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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