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 놓칠라…유통업계, 뛰는 설 물가 잡기 '안간힘'
상태바
대목 놓칠라…유통업계, 뛰는 설 물가 잡기 '안간힘'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1.14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황명환 기자]    올해 한우·배·굴비 등 주요 설 식품 선물세트 가격이 대부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에 설 물가 부담까지 겹쳐 '특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2월 8일)을 앞두고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품목은 한우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사육 두수 감소의 영향으로, 1월 한우 고기 도매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부위별로 23~3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굴비 선물세트 가격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굴비 선물세트는 주로 지난해 잡힌 조기를 사용해 만드는데, 작년 참조기 생산량이 최근 5년 중 가장 저조했기 때문이다.  저장량 감소로 배 가격도 작년 설보다 비쌀 가능성이 크다. 재배 면적 감소와 흑성병 피해 등의 여파로 지난해 배 생산량은 전년보다 15% 줄었다.  이 같은 가격 인상 요인에도 불구, 유통업체들은 사전 물량 확보 등을 통해 설 선물세트 가격을 작년과 같은 수준에 맞추거나 인상률을 10% 안팎으로 낮추는데 전력하고 있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한우 사육농가와 미리 계약을 맺고 작년 추석과 동일한 가격 수준의 '명절명가 설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갈비·등심 등 인기 부위 뿐 아니라 삼각살·업진살·치마살 등 특수부위로 구성된 한우 상품을 작년보다 30% 정도 늘린 것도 한우세트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다.

1등급 이상 국거리·불고기·산적용 소고기로 구성된 '장흥한우 선물세트' 1.5㎏를 5만9천900원에, 1등급 이상 꽃등심·안심·채끝으로 구성된 '뿌리한우 1등급 구이세트' 1.2㎏를 9만9천원에 내놓는다.   이마트도 사전 비축을 통해 '횡성한우 1++ 갈비세트'와 '횡성한우 갈비세트', '한우 갈비 1++ 등급세트' 등 여섯 가지 냉동갈비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 설 수준으로 동결했다. 사전 비축이 어려운 한우 냉장 선물세트는 가격 인상 폭을 최대한 줄여 15% 안팎만 올리기로 했다.

배 시세도 작년보다 20% 올랐지만, 이마트는 '한알한알 고른배 VIP'와 '맑은 향기 배 VIP' 등 주요 인기 상품의 가격 인상 폭을 약 10%로 최소화했다. '천안 100년의 향기' 세트 가격은 아예 지난해 설보다 낮췄다. 시세가 40% 가량 비싸진 굴비 가격도 이마트는 지난해 설 행사 가격 수준으로 맞췄다.

롯데마트도 산지 농협과 주로 거래하던 배를 농가와 직거래하거나 도매시장 등을 통해 사들여 선물세트 가격 인상 폭을 줄였다. 예를 들어 배 10~11개가 들어있는 '햇살에 물든 배 수(秀)'의 경우 작년 설보다 불과 4.7% 오른 4만5천원에 판매한다. 사전 예약 구매하는 엘포인트(L.Point) 회원은 오히려 1년전보다 11% 가량 싼 값에 살수 있다.

한우 가격 상승률도 10% 안팎으로 묶었다. 예를 들어 지리산 진심한우 냉동 찜갈비(1++) 선물세트(0.7㎏×5), 지리산 진심한우 명품 갈비세트(1+등급, 0.7㎏×4)의 작년동기대비 인상률은 각각 12%, 9.4%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 양부터 작년보다 15% 이상 늘렸다. 품목별 물량은 ▲ 한우 13만여 세트(10%↑) ▲ 15만여 세트(20%↑) ▲ 건강식품 18만여 세트(15%↑) ▲ 굴비 4만 세트(작년 수준) 등이다.

한우의 경우 산지 가격이 작년보다 30%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전 물량 확보 등으로 선물세트 인상 폭을 10% 수준으로 관리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경기 불황을 반영해 중저가 '실속형' 선물세트의 비중을 늘렸다. 특히 와인의 경우 3만~5만원대 상품을 20% 이상 많이 준비했고, 20만원 미만의 '알뜰 한우세트'도 2만개 정도 마련했다.  신선혜 롯데닷컴 신선식품 담당 MD(상품기획자)는 "식품 물가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설을 앞두고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올해 유통업체들의 설 대목 마케팅 전략의 초점은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 가격으로 설 선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 인상폭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