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한국경제…불황 속 한파·폭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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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한국경제…불황 속 한파·폭설까지
  • 김우진 기자
  • 승인 2016.01.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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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우진 기자]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가 기습적 한파와 폭설로 연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을 앞두고 추위에 피해를 본 농작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들썩거릴 가능성이 있고, 제주·강원·전남 등의 폭설로 관광·물류 분야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파 덕에 단기적으로 패딩·코트 등 겨울옷과 난방용품 등이 잘 팔리지만, 강추위가 더 길어지면 소비자들이 최대한 외출을 삼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시장 매출도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정읍, 고창 등에서는 비닐하우스가 폭설로 무너졌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앞서 18~20일 경북·경남 지역에서도 비닐하우스 5만6천㎡, 창고·축사 등 부대시설 1천㎡, 농작물 1만9천㎡가 한파·강풍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배추·시금치·쪽파 등 시설 작물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동사'했다.

시설 밖에서 자라는 마늘·양파·보리·밀 등 노지 작물은 추위에 강해 영하 20∼30℃에서도 살 수 있지만, 식물이 봄을 앞두고 물을 흡수하고 끌어올리는 도중 기습 한파가 닥치면 물관이 터져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1㎏ 도매가격(상품)은 690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시금치 1㎏도 1만800원으로 10.2% 각각 올랐다.

폭설로 제주산 농수산물 공급도 여의치 않다. 지난 23일 이후 폭설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의 발이 묶이자, 당장 서울 대형마트 등은 제주산 감귤과 갈치 등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한진택배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충청·전라·울릉도와 남부지역 집배송이 2∼3일 지연될 수 있다고 긴급 고지했다. 해당 지역의 제설 작업, 도로 결빙 등에 따른 것이다.

더구나 한파를 피해 실내에서 온라인으로 설 선물 세트를 주문·배송 의뢰하는 소비자들이 느는 가운데 택배회사 등 물류 업계는 열악한 날씨·도로 환경 속에 급증한 택배 물량을 설 전에 제대로 배송할 수 있을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길거리 오프라인 매장들도 추위·폭설에 타격을 입었다.

평소 내국인과 유커(중국인 여행객), 노점상 등으로 붐비던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경우 체감 온도가 영하 23.8도까지 내려간 지난 24일 크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아예 판매대를 펼치지 않은 노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명동성당 앞의 한 노점상은 "명동을 찾는 이들이 지난주의 10분의 1로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반면 한파 속에 '웃는' 경제 부문도 있다.

추운 날씨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특히 대형 마트의 온라인 주문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는 지난 17~19일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주 3일(같은 요일)과 비교해 41.6%나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가율(5.2%)의 거의 여덟 배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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