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주가 '반토막'…상장 앞둔 롯데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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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주가 '반토막'…상장 앞둔 롯데도 '불안'
  • 황인찬 기자
  • 승인 2016.01.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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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황인찬 기자]    호텔롯데가 28일 증시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가운데 곧 윤곽이 드러날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와 공모가격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요 경쟁사이자 호텔롯데 기업공개(IP0) 과정에서 벤치마크(비교·참고 기준)로 여겨지고 있는 호텔신라의 주가가 최근 6개월새 거의 반토막 난 상태라 호텔롯데까지 상장 전부터 불안해 하고 있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호텔신라의 주가는 27일 현재 6만9천300원으로, 작년 7월 14만대와 비교하면 불과 6개월만에 절반 수준까지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 약 5조원에 이르던 시가총액 역시 현재 2조원대 후반으로 크게 떨어졌다.  호텔신라의 업황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도 썩 우호적이지 않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해 "신규 (면세) 사업자 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 면세점 사업권 재심사 우려 등에 따른 업종 벨류에이션(가치) 하락을 반영했다"며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1만5천원으로 무려 32%나 하향 조정했다.

비록 호텔신라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그쪽의 추락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게 호텔롯데의 처지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이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앞으로 호텔롯데는 정식으로 증권신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 대상의 딜 로드쇼(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딜 로드쇼 등에서 수렴된 의견과 수요 예측 등을 바탕으로 주간 증권사는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 가격을 기준으로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다. 공모를 통해 모인 주식대금 납입이 완료되면 마침내 상장이 이뤄진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증시 상황과 상관없이 호텔롯데의 상반기 상장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 경기 우려나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하락 등 대외 경기 불안 요소가 연초 집중적으로 증시에 영향일 미쳤는데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증시가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롯데가 신동빈 회장의 '2분기 호텔 상장' 약속을 지킨다면 기업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지체없이 추진한다는 점에서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호응과 신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평가는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신 회장이 작년 8월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한 뒤, 증권업계 등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20조원까지 평가했다.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호텔롯데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10조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호텔롯데의 2015년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종업계 경쟁자 호텔신라의 각각 1.5배, 2.7배에 이르기 때문에 호텔신라 현 시가총액(4.9조원)의 두 배 정도로 값(기업가치)을 매겨도 무리가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미 호텔신라 시가총액이 반으로 줄어든 상태인만큼 경쟁사 비교 방식만으로도 호텔롯데 기업가치는 1년전보다 크게 평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달 초 톰슨로이터그룹 소속 매체 IFR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가 50억달러(약 6조원)로, 역대 한국 최대 기록이었던 삼성생명의 공모액(40억4천만달러, 4조8천881억원)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 기록 경신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8~9월께 제시된 호텔롯데 기업가치 최대 추정값 20조원(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호텔신라 등 비교 대상 시가총액 감소와 약세장을 감안해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 기업가치는 50% 수준인 10조원 정도로 깎이고 이 가운데 전체 주식의 30~40%만 투자자들에게 공모로 배정할 경우 공모 규모가 3조~4조원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동종 업체의 주가 하락, 전반적 약세장,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권 상실 등은 분명히 작년과 비교해 증시 상장에 불리한 요소"라면서도 "최근 호텔롯데가 뉴욕 팰리스호텔을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면세점도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가치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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