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와인명가' 피오 체사레 "시장이 아니라 자연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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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 와인명가' 피오 체사레 "시장이 아니라 자연을 따른다"
  • 박영심 기자
  • 승인 2016.02.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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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박영심 기자]     "우리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점이죠. 우리는 자연의 진화에 따릅니다."   이탈리아 최고 와인 산지 중 하나로 꼽히는 피에몬테 지역에서 4대에 걸쳐 135년째 경영을 이어온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 '피오 체사레'(Pio Cesare)의 대표 피오 보파(Pio Boffa) 대표는   가문의 경영 철학이자 비법을 이렇게 밝혔다.

보파 대표는 "우리는 장인적인 생산자이지, 산업적인 생산자가 아니다"라며 "와인을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남들이 나무통의 용량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기후, 토양 같은 대자연이 만드는 '와인의 영혼'과 다양성에 대해 말한다"고 설명했다.

피에몬테 지역 내에서도 양질의 포도산지로 유명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마을에 총 70헥타르(약 70만㎡)의 포도밭을 가졌다는 보파 대표는 이런 철학에 따라 1년에 48만병의 와인만을 생산한다고 했다.

그는 "이는 많은 것이 아닌데 와인의 품질과 맛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생산량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이런 철학을 고수한 덕분에 명성을 넓혔고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같은 시기에도 사업을 계속 확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년 생산되는 와인의 80% 정도를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보파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해 "피오 체사레 내에서 점유율은 5% 정도지만 한국은 와인을 배우려는 소비자들의 열정 때문에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와인은 알코올(술)이 아니기 때문에 와인만 마시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와인을 마실 때는 반드시 음식을 곁들이고 친구와 함께 마시는 즐거움을 발견해보라"고 조언했다.

이어 "와인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맛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뇌와 혀가 자연스레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와인을 마실 때 '생선에는 화이트와인'이라는 식으로 정해진 법칙은 없고 나도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스테이크에 화이트와인을 곁들일 때가 있다"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위해 와인을 마시라"고 제안했다.

1881년 보파 대표의 증조부인 피오 체사레가 설립한 와이너리 피오 체사레는 대표 와인인 '바롤로 오르나토'가 지난해 세계적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선정한‘2011년 빈티지 중 최고의 바롤로 와인 탑 10'에 선정되며 더욱 유명해졌다.

1990년대 중반 한국에 진출한 보파 대표는 1998년부터 선천성 안면기형 환자를 돕는 모임인 '동그라미 캠프'를 후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뇌 산소도 측정기'를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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